케이블, IPTV의 등장으로 TV가 양방향 서비스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양방향 광고 시장을 어떻게 정착시키고 키워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단체가 생겨났다. 양방향TV 관련 협회, 광고회사, 케이블, IPTV의 광고·양방향서비스 관련 담당자, 광고 솔루션사, 교수 등이 모인 디지털방송광고포럼(D-AD포럼)이 바로 그것이다. 광고계동향 9월호에서는 D-AD포럼의 2대 회장을 맡고 있는 박천성 회장을 만나 양방향 광고시장의 현재 상황과 발전에 필요한 개선사항들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정리 | 김정은 기자
장밋빛 미래를 품고 ‘광고+IT’에 올인하다
“지금까지는 앞으로 가지 않으면 쓰러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직원들이 힘들었을 겁니다.” 박천성 회장은 원래 성격 자체가 디맨딩(damanding)한 스타일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생존의 사선을 넘어왔기 때문에 직원들과 밤낮없이 일해 왔지만 이제는 여유도 찾으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근한다는 점에서 애플의 스티브잡스와 닮은 박 회장에게 양방향 광고시장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물었다.
“주로 광고대행사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제일기획부터 시작해서 JWT, LG애드, 코레일에서 일을 하다가 창업을 하게 되었죠. 2000년도 벤처붐이있을 때 JWT와 KTB네트워크라는 벤처캐피탈회사가 톰슨디지털KTB라는 벤처를 만들었습니다. WPP쪽에서도 온라인 부문에 투자를 하고 싶었고, KTB네트워크에서도 마케팅 서포트를 기본으로 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맞아떨어진 것이죠. 하지만 오래가지 못해 꿈을 접었다가 비슷한 모델의 아이템을 만나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철도공사를 그만두고 쉬고 있을 당시에 지인이 애드타겟이라는 솔루션으로 라이센스 사업을 하고있는 지인을 만나 같이 투자를 하고 솔루션 특허를 받아 다트미디어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박 회장은 만 3년 정도면 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많은 관심을 가졌다. 많은 발전을 이룬 온라인의 시대에 TV라는 디바이스에서 본격적인 혁명이 몰아칠 것이라는 직감을 했고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모든 것을 걸게 되었다고 한다. 한 우물을 파온 박 회장은 지난 4월, IPTV 광고 정책 협력, 효과 조사, 표준화 등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정보통신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장밋빛 미래를 보고 시작했지만 현실이 예상대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통신회사들도 투자를 주저하는 상황이었지요. 그러다보니 시장이 전진과 후퇴를 반복했습니다. 저희 같은 작은 회사에서 그 위험을 감수하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죠. 더군다나 IT와 광고는 전혀 별개의 산업이었는데 이걸 접목하는 과정에서 아무도 앞선 사람이 없었습니다. 힘들고 외로웠던 상황에서 우연치 않게 상을 받게 되어 감격스러웠습니다.”
양방향 광고, 커머스형 광고모델이 해답
이제는 양방향과 일방향 광고를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모호하다. 양방향 광고는 현재 시점에서 인프라가 수면 아래 있기 때문에 광고계에서는 실감하기 어렵지만 IT, 기술 쪽에 있어서는 이미 상당한 변화가 진행되었고, 그중에 가시적으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내년부터 시작이 될 것이라고 한다.
“판을 바꾸려면 3년 이상은 걸리겠지만 결국 인터랙티브가 되지 않으면 일방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기존 광고의 영역을 넘어선 광고영역의 팽창, 확장만이 미디어가 다매체·다채널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모바일이 LBS 기반의 광고, 아이폰의 게임과 광고의 결합 등 특화 영역을 찾았듯이 TV의 양방향 광고도 TV매체와 결합된 독창적인 광고 유형을 찾아야 한다. 박 회장은 커머스형 광고 모델이 가장 적합한 시도라고 말한다. “방송 콘텐츠 또는 광고를 시청하는 즉시 물건을 구입하고, 물건과 관련된 정보를 호출하는 형식 등은 TV매체와의 가장 적절한 결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양방향 광고 시장을 만들기 위해 탄생한 디지털방송광고포럼(D-AD포럼)
케이블, IPTV의 등장으로 TV가 양방향 서비스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양방향 광고 시장을 어떻게 정착시키고 키워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단체가 생겨났다. 양방향TV 관련 협회, 광고회사, 케이블, IPTV의 광고·양방향서비스 관련 담당자, 광고 솔루션사, 교수 등이 모인 디지털방송광고포럼(D-AD포럼)이 바로 그것이다. TV디바이스에서 인터랙티브 신유형광고 전문가들이 모여 시장을 구성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D-AD포럼에서 박 회장은 초대회장이었던 박정래 소장에 이어 2대 회장을 맡고 있다.
“없는 시장을 만들면서 사업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그 부분에서 D-AD포럼과 같이 가고 있습니다. D-AD포럼에서는 신유형 광고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효과측정, 기술에 대한 개선, 규제완화를 위한 정책적 제안, R&D활성화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세미나 같은 기회를 통해서 지금까지 많은 성과를 이루어내었습니다.”
디지털 광고는 규격, 용어, 유형 등이 표준화 되지 않아 디지털 광고의 제작, 효과 측정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다. 더 나아가 기존 일방향 매체광고와의 상호 호환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지표 개발을 중점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광고단체연합회는 이에 작년 4월 디지털 광고 표준화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표준화와 효과측정 관련해 재작년과 올해 광고단체연합회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자들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죠. 광고주와 광고회사, 매체사 간의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시스템의 표준화로 다양한 사업자들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한다.
“음식이 맛있으려면 전문화 되어야 합니다.” 표준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각 사업자들이 시스템이나 솔루션을 모두 내재화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이루어지는 여러 파트들의 각 단계별 표준화가 필요한데 현재는 개별사업자, 플랫폼사업자, 솔루션사업자들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있다.
“시스템의 표준화가 이루어졌을 때 시스템 환경을 바꾸기도 쉬워 다양한 사업자들의 선순환 고리가 생길 수 있게 됩니다. N스크린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락킹(rocking)하기가 어렵게 되었죠. 발전의 계속적인 걸림돌인 기술적인 표준화 호환성 확보가 급선무입니다. 물론 정부에서도 이미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고, 그에 대한 개선방안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곧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사업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절대 앞서가면 안 된다. 앞서가는 사람 바로 뒤에서 따라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앞서가는 사람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정작 혜택은 그 뒤를 쫓는 사람들이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회장은 개척자가 성공하고 추앙받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박회장은 짧은 경험이지만 발전의 방향도 보았고 산업의 문제점들도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뛸 수 있는 출발선에 섰다고 말한다. 총성만 울리면 무서운 돌진이 시작될 것이다. 동력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