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 페이스 마케팅 안면인식 기술과 광고윤리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2.04.20 02:56 조회 6806










페이스 마케팅의 시대가 온다
암묵적인 소비자 정보 중 ‘얼굴(Face)’은 인간 정보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3개의 얼굴 근육이 만들어내는 약 7,000가지의 복잡한 감정표현에는 소비자 자신도 모르는 마음 속 진실이 숨어있는 것이다. 현재 기술수준으로 안면인식(Face Recognition)보다는 안면탐색(Face Detection)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겠지만 첨단 기술 발전의 빠른 속도를 감안할 때 인공지능에 기반한 안면인식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바야흐로 이제 고급 마케팅 정보인 안면정보에 기반한‘페이스 마케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안면인식 기술의 빠른 발전은 광고주들에게는 즐거운 희소식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심각한 사생활 침해라는 점에서 최근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안면인식 기술(Facial Recognition Technology : FRT)은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그래픽 이미지(사진 또는 동영상)에서 개인들의 안면정보를 인식해내는 기술을 의미한다(Milligan, 1999). 지문인식, 홍채인식과 같은 생리정보 인식(Biometric) 정보 시스템의 하나인 안면인식 기술은 기술적으로 CCTV 등을 통해 얻어진(Obtained) 사진 정보에서 안면정보를 추출해낸 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Stored) 사진 정보와 비교, 분석(Decoding)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광학 기술 및 분석기술의 한계로 영상 촬영 공간의 조명조건, 안면 이미지의 촬영 각도 등에 따라 안면 인식률에서 크게 차이가 있지만 최근 들어 안면인식의 기술적 결함들이 빠르게 보완되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은 초기 군대 및 경찰 등 국가조직을 위한 보안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되었는데 최근에는 상업적 용도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몇몇 국제공항들이 안면인식기를 실제 테러리스트 탐색에 활용하고 있고, 독일 경찰들은 이미‘연방독일경찰국(German Federal Criminal Police Office : BKA)’산하에 안면데이터센터를 두고 전국적인 치안을 관리하고 있다. 또 2011년부터는 미국 경찰들이 아이폰에 설치된 안면인식 프로그램으로 사진 촬영 후 실시간으로 범인 정보를 조회하는 등 안면인식 기술은 국가기관에서 먼저 보편화되었다.

또 상업시설에서도 안면인식 기술의 활용이 매우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제 학교에서 출석관리?놀이공원 입장?ATM기 로그인 등에 안면인식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심지어 안면인식이 연애서비스에도 적용되어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페이스 메이트(FindYourFaceMate.com)라는 회사는 고객의 얼굴을 기반으로 얼굴과 가장 유사한 이성친구를 소개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안면인식의 광고, 마케팅 활용은 최근의 현상으로 현재까지는 실험단계라고 볼 수 있다.

가장 흔히 알려진 안면인식 마케팅은 바로 페이스북(Facebook)의 포토테깅(Photo Tagging) 서비스인데 유사한 서비스가 구글 피카사(Google's Picasa) 윈도우 라이브 포토 갤러리(Windows Live Photo Gallery) 애플사의 아이포토(Apple’s iPhoto)에도 적용되어 널리 활용되어 있다. 또 가장 근래에는 구글이 ‘파인드 마이 페이스(Find My Face)’라는 강화된 안면인식 솔루션을 출시한 바 있다. 구체적인 기능은 서비스마다 다소 상이하지만 결국 이용자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공유한 사진 중 인물의 얼굴들을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인식해서 각 얼굴의 주인에 대한 정보와 일치되도록 정리해준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온라인 서비스 입장에서는 이용자에게 사진정리의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매우 유용한 소비자 정보를 자동적으로 획득할 수 있어 향후 마케팅에 매우 유용하다. 또 미래에 안면분석이 사진 속 이용자들의 감정까지 유추하고 사진 배경의 맥락까지 분석해낸다면 마케팅 효용은 배가될 것이다. 최근에는 안면인식 기술이 옥내뿐 아니라 옥외공간에까지 확장되어 활용되고 있는데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바로 안면인식기를 탑재한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이다.

미디어에 내장된 소형 마이크로 카메라가 고객의 안면을 탐색해서 광고 주목 여부(Media Attention) 주목 시간(Attention Duration)을 분석한 뒤 소비자의 성별, 연령 등의 기본정보를 분석한 후 맞춤 광고를 전송하는 첨단 옥외광고이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NEC사는 2007에 최초로 안면 인식 후 맞춤 메뉴를 전송하는 디지털 사이니지인 아이 플레이버(Eye Flavor)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인텔(Intel)도 유사한 서비스를 상용화한 바 있다.

안면인식 프로그램이 기술적으로 모방하기 쉽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서비스들은 크게 늘어 날 것이다. 또 근래에는 안면인식 기술은 옥외공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종 미디어와 연동되어 종합적인 마케팅 솔루션으로서 활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예컨대 옥외 안면인식 결과를 모바일 마케팅이나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활용하는 통합 마케팅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 선보인 신탭(SceneTap)이라는 서비스는 레스토랑, 클럽 등의 천정에 안면인식 카메라를 탑재 후 자동적으로 특정 공간의 성비와 연령을 분석 후 가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물 좋은 곳을 찾아 헤매는 젊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핵심적인 편익을 제공하는 동시에 정확한 타깃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광고?프로모션 등을 집행할 수 있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페이스 마케팅과 프라이버시 논란
안면인식 기술은 상업적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대만큼 시민들의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상당한데 구체적으로 미국의 개인정보 보호 단체들은 이미 수 차례 미국 FTC(Federal Trade Commission, 연방거래 위원회)에 페이스북의 얼굴인식 기능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바 있으며 EU(유럽 연합)의 27개국이 현재 페이스북의 사생활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시작한 안면인식 기술의 사생활 침해 논란은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디지털 사이니지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FTC는 2011년 12월 시민단체 리더들, 광고업계 단체장들?기술 및 법 전문가들을 초청해 안면인식 기술과 규제에 대한 포럼을 열었고 현재는 관련 법안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안면인식 기술의 마케팅 활용과 소비자 사생활 침해 논란의 핵심은 고객의 동의(Permission)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수 서비스들은 옵트아웃(Opt-Out) 기능을 탑재해서 안면인식 기능을 원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경우 안면인식기의 분석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하고 있다. 소위 로빈슨 리스트 (Robinson List : 마케팅 정보를 거부한 소비자 리스트)를 활용한 동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을 통해 윤리적 비난에서 빗겨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소비자 본인이 사진을 공유하지 않고 옵트아웃 한다고 하더라도 지인들 또는 모르는 타인들이 업로드 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다양한 당사자의 사진들 속에서 특정인의 개인정보를 추출하는 것은 현대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기 술로는 어렵지 않고 사진 속 당사자의 동의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뿐만 아니라 안면인식은 소비자에게 매우 쓸만한 효용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본인의 사생활에 대한 우려를 망각하고 무심결에 옵트인(Opt-In)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 본인들의 사생활과 편익을 쉽게 거래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옥외공간의 안면인식의 경우 사실상 옵트아웃이 불가능하며 자동적으로 안면인식기가 분석을 진행하게 됨으로써 사실상 보행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정보들이 노출되게 되는 것이다. NEC 등 안면인식 기술 개발사들은 기기 매뉴얼을 통해 소비자 정보를 취득 후 동시 삭제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보를 축척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어 최종 결정은 마케터들의 윤리에 달려 있다.

페이스 마케팅 시대의 광고윤리
정보 기술들은 이제 광고를 첨단 과학의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발전의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아온 상상들이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의 가장 두드러진 추세 중 하나는 바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이다. 같은 맥락에서 살펴보면 페이스 마케팅에서 가장 우려 되는 것은 다양한 광고 미디어들의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통합 마케팅 시스템 구축에 있다.

예컨대 슈퍼에 있는 안면인식기가 쇼퍼의 안면을 인식 페이스북의 사진과 대조하는 등 마케팅 정보를 공유하고, 점내의 디지털 사이니지와 스마트 폰에 순차적으로 광고를 발송한다면,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 개개인은 광고주의 눈을 벗어나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현대 마케팅에서 정보는 곧 수익이다. 정부의 개인정보 데이터 관리가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반면 사기업들이 이윤을 위해 축적한 소비자 정보들은 그들에게 이윤이 주어진다면 늘 거래될 수 있다. 최근 카네기 멜론(Carnegie Mellon)대학교 연구팀에 의한 발표 자료에 의하면 얼굴을 촬영한 이미지 한 장이면 수 초 내에 당사자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민등록번호(Social Security Numbers)까지 알아낼 수 있을 정도로 안면인식 기술을 통한 정보탐색 수준이 발전했다고 한다.

현재 8억 4천만 유저를 자랑하는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에 올려지는 사진들이 하루 2억 5천만 장을 넘어서고 있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사진 정보들은 단지 본인 얼굴뿐 아니라 지인들의 얼굴, 사진 속 다양한 맥락정보까지 포함한 값진 소비자 정보라고 볼 수 있다. 마케터의 윤리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면 쉽게 소비자 정보가 남용될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익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온라인 환경에서 개인이 어디를 가든 흔적(Digital Footprint)을 남기기 때문이다.

또 이제는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곳곳의 카메라를 통해 소비자의 일거수일투족이 자동으로 분석될 수 있어서 더 큰 우려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들의 소비자 정보 남용에 대한 규제는 필수적이다. 특히 정부 주도적인 강압적 규제 이전에 업계 관련 단체가 중심이 된 자율규제(Self-Regulation)를 통해 기업 스스로 자기정비를 해야 할 것이다. 또 명확한 회사윤리강령(Company Code of Ethics)을 제정하고 주기적인 직원 교육을 통해 조직 전체가 건전한 경영 윤리를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2011년 미국 소비자 협회(American Consumer Institute)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 소비자의 2/3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온라인 회사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불신한다고 한다. 소비자를 속이면 종국에는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손상시키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적극적인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 미디어 해독력 또는 미디어에 대한 이해) 교육을 통해 시민들이 안면인식기를 비롯한 다양한 마케팅 신기술들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기업들로부터 본인의 정보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제일월드와이드 ·  유승철 ·  글로벌리포트 ·  페이스마케팅 ·  안면인식 ·  LBS ·  마케팅 ·  미래마케팅 ·  광고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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