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게, 하지만 새롭게
HS Ad 기사입력 2021.02.04 12:00 조회 228

2021년. 전부는 아니지만 곳곳에서, 하던 대로 익숙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미국 슈퍼볼은 예정대로 열리고, 여러 브랜드도 슈퍼볼을 위한 광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애플은 어김없이 음력 새해 콘텐츠를 만들었고, 일부 ‘포스트 코로나19’를 꿈꾸는 메시지들도 보입니다. 다만, 37년간 슈퍼볼 광고를 선보였던 버드와이저가 올해 처음으로 광고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20년간 슈퍼볼에 참여해왔던 코카콜라도 경쟁 브랜드 펩시도 슈퍼볼 광고를 만들지 않습니다. 물론 같은 기업의 다른 브랜드들은 슈퍼볼에 등장하지만, 버드와이저, 코카콜라, 펩시는 없습니다.
 
 
 
▣ 버드와이저가 떠난 곳에 나타난 사무엘 아담스

버드와이저가 떠난 슈퍼볼 광고. 아이러니하게도 버드와이저는 떠났지만 지금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이유는 경쟁 브랜드인 사무엘 아담스. 그들은 슈퍼볼 메시지로 버드와이저를 패러디한 광고를 선보였습니다.
 
▲Horses (출처: SamuelAdams 유튜브)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누군가 말과 마차가 연결된 핀을 뽑습니다. 순간 마차에 매여 있던 말들은 자유의 몸이 되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사무엘 아담스의 캐릭터, ‘보스톤에서 온 사촌’이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손에는 마차에서 뽑은 핀을 들고 있습니다. 그는 이 혼란을 만들었지만 수습하는 데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사무엘 아담스를 즐길 뿐이죠.
 
말은 버드와이저의 상징입니다. 줄곧 버드와이저 광고에 등장해 왔습니다. 사무엘 아담스는 경쟁사의 아이콘을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로 등장시켰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이 광고가 법정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합니다. 하지만 사무엘 아담스 덕분에 버드와이저 또한 잊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슈퍼볼 단골 클라이언트, 버드와이저는 왜 이번엔 등장하지 않을까요? 그들은 슈퍼볼 광고를 위해 쓰던 어마어마한 금액을 다른 데 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인지도를 높이고 교육하는 데 대신 투자하겠다는 겁니다. 보통 슈퍼볼 광고 30초를 운영하는 데 5백5십만에서 5백 6십만 달러가 쓰인다고 합니다. 그 금액이 백신을 위한 영상에 쓰이는 거죠.
 
▲Bigger Picture┃Budweiser Super Bowl Commercial (출처: Budweiser 유튜브)

대신 버드와이저는 온라인으로 ‘Bigger Picture’라는 영상을 선보였습니다. 미국을 위해 미국인들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합니다. 소외를 연대로 만들고 힘을 희망으로 만들고 기다림을 즐거움으로 만들고. 팬데믹 기간 동안 흔히 볼 수 있었던 그림들을 이용해 기교 없이 설득적인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미국 광고협의회(Ad Council)와 협력한 이 영상에서 버드와이저는 올해 슈퍼볼에선 볼 수 없지만, 내년에 보자고 약속합니다. 버드와이저는 슈퍼볼에 광고를 내보내지 않음으로써 반대로 더 큰 광고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왜 그들이 슈퍼볼에 등장하지 않는지, 이슈가 되어 사람들 관심사에 오르내렸을 뿐 아니라, 공익적인 메시지에 광고비를 투자하고 있는 것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버드와이저는 광고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을 광고하고 있습니다.
 
 
 
▣ 차이나 신년광고로 다시 돌아온 애플

애플은 “Shot on iPhone" 시리즈를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2018년 기차역에서 매일 엄마를 기다리는 아들을 다룬 실화부터 딸을 태우고 택시 운전을 하는 젊은 엄마의 실화, 명절 부모님 댁을 찾았다 바리바리 싸주신 음식들을 들고 집에 오는 아들의 이야기. 각각 6분에서 8분이 넘는 이야기들로 어느 것 하나 눈물 나지 않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모두 iPhone으로 찍은 단편 영화라고도 할 수 있죠.
  
▲Shot on iPhone 12 Pro Max┃Chinese New Year-Nian (출처: Apple 유튜브)

올해 애플은 좀 더 긴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니안이라고 불리는 괴물과 아이의 우정을 다뤘습니다. 어린이를 잡아먹으니 늘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부모. 하지만 아이의 눈에 니안은 그저 외로운 친구로 보일 뿐입니다.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괴물, 그리고 그 곁을 지키는 아이의 우정. 이야기는 마침내 사람과의 화합으로 이어집니다. 팬데믹으로 서로 만나지 못하고 고립되고 외면받는 이웃들. 니안은 괴물이 아니라 지금 고통받고 있는 우리 이웃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애플은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사람 간의 화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iPhone 12 Pro Max로 촬영한 영상은 그래서 편견 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아이와 괴물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담았습니다.
 
명절은 가족을 만나는 찡한 이야기들로 넘칩니다. 하지만 세계 어디나 ‘만남’을 미뤄야 하기에 서로의 존재는 더 절실해졌습니다. 애플은 11분이 넘는 영상에 매해 늘 그러하듯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아, 중국인들과 교감하고 있습니다.
 

  
▣ 슈퍼볼 광고 대신 아이디어를 택한 쿠어스 맥주
  
▲Coors Big Game Commercial of Your Dreams: Dream Study(출처: Coors Light 유튜브)

2월 7일부터 시작되는 슈퍼볼에 참여하지 못한 쿠어스. 그들은 대신 더 독특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이름하여 “targeted dream incubation." 사람들의 꿈에 광고하는 겁니다. 이 작업을 위해 쿠어스는 심리학자와 꿈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잠들기 전,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브랜드와 관련된 이미지를 보여줬죠. 계곡의 물, 차가운 눈, 숲속의 신선함. 그리고 잠든 8시간 동안, 폭포가 흐르는 소리, 숲속의 깨끗한 소리 등을 계속 들려주는 거죠. 그렇게 사람들은 잠든 내내 쿠어스의 메시지에 노출됐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깨어난 사람들은 꿈속에서 만난 이미지를 말합니다. 깨끗한 산의 모습. 흐르는 물, 신선한 공기, 헬리콥터, 눈, 스키 타는 모습. 모두 쿠어스를 상징하는 이미지들입니다. 이 실험으로 보면 쿠어스를 꿈에서 만나게 하는 데 성공한 듯 보입니다.
 
꿈은 광고가 침범하지 못하며, 침범을 원하지 않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논쟁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잠재의식에 광고하는 것과 다르다고 선을 긋습니다. 실험은 미리 사람들에게 고지됐고 그들의 동의하에 자발적 참여로 진행됐습니다. 지금 공개된 티저 영상에선 꿈의 가능성에 대해 말합니다. 전체 영상은 2월 3일 마이크로 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꿈에 광고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꿈에서 깨어나 바로 쿠어스 맥주를 찾을지 아직 검증된 결과는 없습니다. 어쨌든 슈퍼볼 기간 동안 광고를 할 수 없는 쿠어스는 아무도 시도해 보지 않은 영역에 들어갔습니다. 자신의 익숙한 이미지는 그대로, 방법은 새롭게.
 
 
 
▣ 새롭게 익숙해지는 것들

모든 새로움은 익숙함을 향해 갑니다. 낯설었던 마스크도 이제 일상의 모습이 됐고, 팬데믹 또한 슬프게도 지겨운 일상이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만나서 하던 새해 인사를 온라인으로 대신하고, 선물을 직접 전달하는 대신 선물을 배달시키고, 외식하는 대신 집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규칙들이 생겨납니다.
 
익숙한 브랜드 버드와이저, 코카콜라, 펩시 등이 떠난 슈퍼볼에 새로운 브랜드들이 나타났습니다. 락다운으로 집에 머물게 되자 음식 배달 서비스인 DoorDash가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에 등장했고, 온라인 쇼핑몰 Mercari, 온라인 프리랜서 플랫폼인 Fiverr도 처음으로 빅게임에 등장했습니다. 팬데믹은 진정되지 않고 있고, 레스토랑과 바가 문을 닫았기에 올해 미국인의 슈퍼볼 시청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브랜드들은 소비자와 어떤 톤앤매너로 만날 것인지 고민하고 있죠. 그 중 버드 라이트 셀처는 위트와 유머를 택했습니다.
 
‘인생이 당신에게 레몬(역경)을 주면 레몬에이드를 만들라’고 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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