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좋은 말 한마디, 콘셉트를 찾아라
오리콤 브랜드 저널 기사입력 2019.12.02 10:24 조회 918
키워드 1: 누구나 쉽게 공감하게 
곰탕집 '보약을 달이는 정성...' 
카드사 IT혁신 '디지털 이지' 

키워드 2: 핵심만 쏙 뽑아 응축
뉴질랜드 일컬어 '100%순수'
화면 넘기면서 쇼핑 '쑥 닷컴'  

키워드 3: 그림처럼 눈에 선하게
구글의 더 나은 세상은 '문샷'  

    

#1 `네 끼`. 회사 근처에 있는 음식점 이름이다. 처음에는 `무슨 음식을 파는 곳일까` 호기심에 갔다가 무릎을 탁 쳤다. 정답은 분식점. 우리는 보통 분식을 끼니로 보지 않지만 떡볶이, 김밥 등 기본 세트만 먹어도 웬만한 한 끼 이상이다. 평범한 분식점이지만 네 끼라는 한마디가 달라 보이게 하고 찾게 만든다. 
#2 윤종신은 내가 학창 시절 카세트테이프로 즐겨 들었던 옛날 사람이다. `월간 윤종신`. 이 한마디의 프로젝트가 발표됐을 때 그가 음악적 재능과 함께 비즈니스 감각도 있다고 느껴졌다. 음반시장 통념을 깨고 잡지 개념을 가져온 월간 윤종신. 디지털 음원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고 사랑받을 이유로 충분하다. 
  
#3 `Change(변하자)`. 이 짧고 명쾌한 말 한마디가 버락 오바마 대선 주자를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스스로가 변화의 상징이며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명쾌한 말 한마디로 담아냈다. 오바마는 이후 또 하나의 명쾌한 말 한마디, `Forward(나가자)`로 국민의 지속적인 변화 의지와 요구를 이어가며 재선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딱 좋은 말 한마디를 콘셉트라고 칭한다. 콘셉트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작품이나 제품, 공연, 행사 따위에서 드러내려고 하는 주된 생각이라고 정의한다. 내 생각을 딱 좋은 한마디로 표현해내는 것, 이것이 콘셉트다. 좋은 콘셉트는 남다른 의미를 만들어주며, 좋아하고 선택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좋아하고 선택하는 대부분에는 딱 좋은 말 한마디, 콘셉트가 있다. 

그렇다면 좋은 콘셉트의 기준은 무엇인가. 먼저 콘셉트는 사람이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건축의 모든 것은 자연에 기록돼 있다고 말한 것처럼, 콘셉트의 모든 것은 사람들 속에 기록돼 있다. 콘셉트는 사람들의 말이고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말이어야 한다. 종종 가는 소위 맛집이라는 모처의 곰탕집에는 메뉴와 함께 재미있는 문구가 써 있다. `보약을 달이는 정성으로`. 오랫동안 곰탕을 만들어오신 주인 할머니가 항상 하시는 말씀이다. 이 말 한마디에 깊은 맛과 남다른 정성이 느껴진다. 동네 치킨가게 주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말 한마디, `우리 가족이 먹을 음식이다`. 동네에서 가장 잘되는 이유를 이 말 한마디에서 알 수 있다. 이런 것이 좋은 콘셉트다. 일방적인 내 생각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서 그들의 마음과 그들의 말을 찾아, 내 생각을 연결시킨 콘셉트가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마케팅에서는 이것을 고객지향적 관점이라고 말한다. 요즘 신용카드사들의 가장 큰 화두는 디지털이다. 모든 카드사가 이구동성 핀테크를 외치며 더 편리하고 더 나은 혜택을 준다고 말한다. 그중 눈에 띄는 말 한마디, 디지털 이지(Easy).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디지털에 대한 어렵고 불편한 마음을 한마디로 시원하게 풀어준 KB국민카드 콘셉트다. 좋은 콘셉트는 사람들 속에서 발견된다. 
 
다음으로 콘셉트는 응축이다. 콘셉트는 주절주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딱 좋은 한마디로 응축돼야 좋은 콘셉트다. 그동안 수많은 보고서와 기획서를 작성해봤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한 페이지로 요약하는 장표다. 응축은 빼는 것이 아니라 핵심을 관통해서 꿰어내는 것이다.  
 
`100% Pure(순수)`. 뉴질랜드 콘셉트다. 뉴질랜드가 자랑하는 청정한 대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이 한마디로 응축했다. 핵심을 꿰어내는 선명한 좋은 콘셉트다. `쓱`. 누구나 알만 한 `SSG.com` 콘셉트다. 백화점에서 이마트까지 한 번에 가능한 신세계적 쇼핑 포털이라는 구구절절한 설명이 아니라 단 한 단어로 명쾌하게 응축했다. 콘셉트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묘사가 아니라 응축을 통해 무언가를 암시할 때 사람들 가슴에 닿는다. 
 
마지막으로 콘셉트는 그림이다. 사람들은 그려지는 말에 반응하고 기억한다. 이러한 그려지는 말을 구상적인 말이라고 한다. 우리 뇌는 추상적인 말보다 구상적인 말에 활발히 반응한다. 뇌과학자들이 증명한 사실이다. 좋은 콘셉트는 처음 들었을 때 그림처럼 그려지는 말이어야 한다. 
 
`Moon Shot(달 로켓 발사)`. 무엇이 그려지는가. 달나라에 우주선 로켓을 쏘아 올리는 멋진 장면이 그려지지 않는가. 구글의 콘셉트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보다 100배, 1000배 차원이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의지와 행동이 그려진다. `Just do it(일단 그렇게 해봐)`. 반세기 넘게 나이키가 그려가고 있는 콘셉트다. 편견과 한계에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고 달려 나가라는 뜨거운 응원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려지는 말 한마디는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좋은 콘셉트는 사람 속에서 발견하고 말 한마디로 응축하고 그려지게 표현하는 것이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콘셉트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을 보는 혜안과 말 한마디로 꿰어내는 내공이 필요하다. 이것을 잘하는 최고의 고수는 시인이다. 장석주 시인 `대추 한 알`, 나태주 시인 `들꽃`, 안도현 시인 `연탄재`, 정지용 시인 `호수`. 주옥같은 시는 콘셉트의 보고다. 깊어가는 가을 끝자락에 시집 한 권 꺼내 읽으면서 딱 좋은 말 한마디, 나만의 콘셉트를 찾아보자. 
 
   
[허웅 오리콤 브랜드전략연구소 소장]  
 
- 출처 ▶ 매일경제 2019년 11월 21일자 온라인 기사 발췌  
- 원본보기 ▶ https://mk.co.kr/news/business/view/2019/11/967385/ 
오리콤 ·  디지털 이지 ·  쑥닷컴 ·  문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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