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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 부리지 않는 광고가 정말 멋있는 광고다
LG애드 최재용 CD
일전에 광고는 plus가 아니라 minus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광고를 멋있게 만들려고, 세련되게 보이려고 이것저것 넣다 보면 광고가 복잡해져서 더 멋없고 더 세련되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식의 오류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행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광고가 멋진 광고라는 착각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광고를 sales message라고 생각하지 않고 작품이라고 욕심을 부리는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광고라는 것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기본은 너무도 중요합니다. 광고가 전달해야할 것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일 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tone & manner에 녹아 들어가게 해서 비주얼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일지라도 분명한 메시지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광고들을 보면 화려한 옷차림을 한 머리 속이 텅 빈 사람을 보는 것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실속은 없으면서 겉만 번지르한 사람같이 말입니다. 전달할 메시지라는 기본 보다는 모델, 촬영기법, 특수효과 등 주변부에만 신경을 쓰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테크닉이 본질을 넘어서는 일 만큼은 우리 모두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광고가 멋도 있고 내용도 있다면 정말 훌륭한 광고이겠지요. 그러나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완벽한 광고가 될 수 없다면 최소한 기본은 지켜서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고아이디어를 생각하다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으면 저는 십년도 지난 조금 오래된 해외광고들을 들춰보곤 합니다. 지금 보면 너무도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했지만, 기본은 잘 지키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전달되는 컨셉과 하나의 아이디어로 몰아가는 힘은 요즘의 현란하고 겉만 화려한 광고들에 비해 분명 남다른 가치를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마치 스팀이 나오거나 몇 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는 것 같은 최신기능은 없지만, 기본기능 만으로 몇 십 년째 만족을 주고 있는 전기다리미를 사용할 때 느끼는 느낌을 그 광고들에게서 받게 됩니다. 올 하반기에 눈에 띄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동원증권의 True Friend Service 광고였습니다. TV광고와 인쇄광고는 서로 보완을 하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했습니다. 흔히 증권, 은행, 보험 등의 금융서비스 광고는 이미지 광고를 많이 합니다. 그런 와중에 동원증권의 광고는 눈길을 끌었습니다. 막연한(?) 이미지 광고가 아닌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TV광고의 카피는 바로 폐부를 찌르는 카피였습니다. 투자와 투기를 구별하기 힘든 요즘 상황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두 번쯤은 있었을 법한 상황을 통해 공감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만난 멋진 사람에게 관심은 가도 쉽게 말을 걸기 힘들 듯이, 광고도 진솔하고 편안할 때 더 공감을 얻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빅 모델로 꾸며진 광고 보다 훨씬 더 공감이 가게 됩니다.
인쇄광고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특별히 멋을 부리기보다는 진솔한 내용의 카피로 공감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올해의 광고 중에서 이 광고가 최고의 광고인지 아닌지 제가 판단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광고가 진솔한 느낌으로 멋 부리지 않아 공감을 잘 이끌어내고 그래서 멋있게 보이는 광고라고는 말하고는 싶습니다.
2004년에는 어깨에 힘을 빼고 좀 더 진솔한 그래서 더 공감이 가는 광고들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멋 부리지 않은 광고가 정말 멋있는 광고라는 당연한 진리를 직접 느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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