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희정 ECD | 빅밴드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본부
저희 회사는 합정에 있습니다. 합정역과 가까우면서도 복잡한 상업 시설과는 조금 떨어져 있어 한 적하고 여유가 느껴지는 환경이 큰 매력이죠. 주변이 그렇다고 일 자체가 여유로워지는 건 아니지 만 그래도 출퇴근할 때나 식사하러 나갈 때 혹은 그냥 머리가 복잡할 때 골목 골목 걷다 보면 잠시 쉬어 가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강남처럼 높은 건물이 많이 없어서가 이유이겠죠. 그리고 다양한 취향과 색깔이 공존하고 존중 받는다는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아지와 함께 이용 가능한 식당과 카페도 많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도 제법 있습니다. 점심 식 사를 하러 별 생각 없이 들어 간 식당에 베지테리언 메뉴가 세분화 되어 있어서 놀란 적도 있죠. 비 건 음식도 생각보다 맛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됐습니다. 물론 저는 채식과는 거리가 멀고 치명적인 이유가 없는 한 앞으로도 채식주의자가 되긴 어려울 거 같은데요. 전보다는 환경이 좋아 졌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채식주의자로 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앞으로 더 많은 선택 지가 생겨 각자의 취향이 최대한 존중 받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호에서는 이스라 엘의 비영리 단체 ‘비건 프렌들리’(Vegan Friendly)의 캠페인들을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비건프렌들리 ‘지옥의 스테이크(Hell of steak)’편
‘비건 프렌들리’는 오므리 파스 대표가 2012년 이스라엘에서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하고 실천 을 돕기 위해 만든 비영리 기구입니다. 건강, 환경, 동물복지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합니 다. 비건 페스티벌도 개최하고요. 여기까지 보면 일반적인 환경 단체와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요. 비건 프렌들리는 기존 레스토랑에도 비건 메뉴를 도입하도록 장려하고 인증마크를 수여해 비거니즘 (veganism)과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일상 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게 도와줍 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다른 국가, 특히 유럽에서도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영상 캠페인은 위트와 반전, 위협 소구들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데요. 첫 번째 영상은 육류 산업과 기후 변화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드는 ‘지옥의 스테이크(Hell of steak)’편 입니다. 커플이 레스토랑 에서 메뉴를 살핍니다.
‘지옥의 스테이크’가 뭔지 종업원에게 질문을 하죠.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스테이크 하나를 완성하 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붓는다고 설명을 시작합니다. 축구장 3개 크기의 땅과 물 800,000 갤 런에 건초 18,000 파운드를 들여야 소 한 마리를 키울 수 있다고요.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고 건초 더 미가 자리로 밀려오고 마침내 소까지 등장합니다. 종업원은 온실 가스는 얘기 안 해도 알지 않겠냐는 태도입니다.
사실 소고기 스테이크 한 조각을 만드는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는 저도 들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화면 안에서이지만 눈으로 직접 보니 느낌이 다르 더라고요. 여기서 지옥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거 같아요. 자연스럽지 않은 환경에서 오직 식 재료가 되기 위해 길러지는 소에게도, 엄청난 스테이크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인간들과 지구에게도 지옥의 문이 열리는 거겠죠. 그 문 뒤에 어떤 가격표가 기다리고 있을지 쉽게 가늠이 안되네요.
‘지옥의 스테이크’가 뭔지 종업원에게 질문을 하죠.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스테이크 하나를 완성하 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붓는다고 설명을 시작합니다. 축구장 3개 크기의 땅과 물 800,000 갤 런에 건초 18,000 파운드를 들여야 소 한 마리를 키울 수 있다고요.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고 건초 더 미가 자리로 밀려오고 마침내 소까지 등장합니다. 종업원은 온실 가스는 얘기 안 해도 알지 않겠냐는 태도입니다.
사실 소고기 스테이크 한 조각을 만드는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는 저도 들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화면 안에서이지만 눈으로 직접 보니 느낌이 다르 더라고요. 여기서 지옥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거 같아요. 자연스럽지 않은 환경에서 오직 식 재료가 되기 위해 길러지는 소에게도, 엄청난 스테이크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인간들과 지구에게도 지옥의 문이 열리는 거겠죠. 그 문 뒤에 어떤 가격표가 기다리고 있을지 쉽게 가늠이 안되네요.
비건프렌들리 ‘Make the Connection 2022’편
두 번째는 ‘지옥의 스테이크’ 편 보다 2개월 앞서 나왔던 ‘Make the Connection 2022’입니다. 딱 떨 어지는 문장으로 번역은 어렵지만 환경, 동물과 일상 생활이 결코 따로 떨어져 있지 않음을 알게 하자는 의미일 거라고 이해했습니다. 친구로 보이는 남녀 3명이 집에서 배달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사회 이슈에 대한 대화를 하고 있었던 듯 플라스틱 빨대로 오염되는 바다, 투우 경기를 허용하는 국가들 에 대해 비판을 하며 동물들을 불쌍하다며 동물들과 인간의 모두의 권리를 존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 다고 입 모아 말합니다. 그들의 대화 사이사이에 게걸스럽게 먹는 입과 도살되는 생선, 돼지, 소가 클로 즈업되어 모순적인 상황을 보여줍니다. 말로는 동물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이야기하면서 실제 그들 의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들이 어떤 과정과 희생을 통해서 만들어졌는지는 생각 못하는 그들이 위선적 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비건이 아닌 사람들을 비난하려는 제작 의도는 아닐 것입니다.
동물복지와 환경에 관심이 있는 척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은 그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극단적인 대비를 줬다고 보는데요. 저 역시 화면 속의 남녀를 비난할 자격이 있을 지 잠시 반성해 보았습니다. 짧은 순간이라도 문제 의식을 갖고 성찰을 해 보게 만드는 것이 이런 영상의 힘일 테지요. 라이프스타일과 행동의 변화까지는 어렵더라도요.
비건프렌들리 ‘초신선(Extra Fresh)’편
마지막은 ‘초신선(Extra Fresh)’편입니다. 앞의 두 영상 보다 두 해 앞서서 등장했고 당시 유럽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마트의 신선 식품 코너, 냉장고 앞에 남녀가 있습니다. 신선한 양고기를 찾 는데요.
그냥 신선한 정도가 아니라 초신선, 엑스트라 프레시한 고기를 요구합니다. 매장 직원들은 환하게 웃으 며 정말 신선한 양을 가져오는데요. 살아있는 새끼 양을 말이죠. 충격 받아 멍한 두 사람에게 잘라줄지 포장해줄지 물어보며 양을 건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는 표정으로 안쓰러운 듯 양을 품에 꼭 안습니다. 저에게는 이 영상이 다른 두 편보다 임팩트가 강했습니다. 가끔 소고기 집에서 목초를 뜯는 소 사진을 볼 때나 돈코츠 라멘 집 간판에 웃는 얼굴로 라멘을 먹는 돼지 인형을 볼 때마다 ‘이건 아닌 데’ 생각이 들곤 했는데 목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엑스트라 프레시 양을 보니 저도 화면 속의 두 남 녀처럼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이런 영상들을 볼 때 충격은 그 때뿐이고 라이프스타일을 비건으로 바꿔야겠다든지 적극 적으로 생활에서 실천해야겠다 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지만 비건 제품이 식품뿐 아니라 화 장품, 비누, 옷 등 전방위적으로 늘고 있는 최근 추세를 보면,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비건 프렌들리’와 같은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건 제품의 캠페인을 진행할 기회도 점점 많아지겠죠. 꼭 업무 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문제 의식을 갖기 위해서라도 관련 이슈에 대해서 틈나는 대로 공부를 해 볼 생각입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여러분도 공식 유튜브 채널과 사이트를 방문해서 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직접 만나보세요.
* 영상출처_비건 프렌들리(Vegan Friendly)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