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을 대표하는 광고제 애드페스트(ADFEST)가 ‘TMRRW.TDAY’라는 주제로 2019년 3월 20일부터 23일까지, 태국 파타야에서 개최됐다. ‘TMRRW.TDAY’는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는 함축적인 단어로, AKQA 상하이의 ECD인 Eric Cruz는 “사람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줄 것”이라며 “우리가 오늘을 장악할 수 있다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ADFEST는 총 19개의 카테고리에서 약 2,500편이 출품됐으며, TV 및 인쇄광고의 출품작 수는 줄고 있는 반면, Branded Entertainment, Branded Experiences&Engagement, Direct, Media, Film Crafts & Mobile 부문의 출품 경쟁률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이번 ADFEST에서 제일기획, 이노션, HS애드, 이노레드 4개의 대행사가 대상 1개, 금상 2개, 은상 7개, 동상 4개, 파이널 리스트 2개를 차지했다.
올해는 ‘ADFEST Connect’의 네트워크 툴이 더 개선된 점이 눈에 띄었다. ADFEST APP(앱)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실시간 라이브 사진과 업데이트된 뉴스들을 볼 수 있으며, 모든 세션과 워크숍 등 프로그램을 평가할 수 있는 기능과 파이널리스트, 수상 공지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됐다. 특히 ADFEST Connect 메뉴를 사용하면 이름, 회사, 도시 또는 국가별로 대표를 검색하고, 그에게 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쉽게 인맥 쌓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행사 내용 중 두 차례나 D&AD 워크숍이 열렸는데, ‘Stimulation Not Replication’이란 주제로 Paul Drake D&AD 이사가 진행했으며, 워크숍 참가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있어 걸림돌이 되는 부분에 관한 고민을 나누고 새로운 자극과 통찰력을 얻어갈 수 있도록 마련된 시간을 가져 큰 호응을 얻었다. 이뿐만 아니라 신설된 TMRRW Biz School은 마케팅 담당자를 위해 출시되어 ADFEST 참여 범주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행 첫해라 프로그램 등록률은 높지 않았으나 ADFEST측은 광고주로 타깃 그룹을 확대하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ADFEST 영 로터스(Young Lotus)는 18개국 35명이 참가하여 역대 최다 참가 기록을 세웠다.
1)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광고라고 하면 모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보기 마련이다. 이에 다수의 부문에서 본질은 살리되, 제품을 직접 드러내지 않은 광고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먼저 Design 부문에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패럴림픽에서 선보인 현대자동차 브랜드 체험관 ‘파빌리온’이 대상을 수상했다. 파빌리온은 자동차 브랜드 체험관이지만 자동차를 볼 수 없다. 수소 전기 에너지에 대한 것을 아름다운 공간 디자인에 담아낸 것이 특징인데, 이를 통해 미래 산업인 수소 전기차와 수소 에너지를 홍보했다.
이처럼 제품을 숨겨 Press, Print Craft 두 개의 부문에서 수상한 광고가 있다. KFC 홍콩의 핫&스파이시 캠페인이다. 언뜻 보면 로켓과 자동차에서 나오는 불꽃같지만 자세히 보면 KFC의 치킨 조각들로 표현한 광고다. 붉은 색감을 통해 ‘매운 치킨’이라는 제품의 특징도 전달하고, 거부감도 없앤 광고이지 않을까?
포토샵 작업에 능숙하다면 단번에 공감할 광고. 그야말로 특징을 ‘삭제’해, 오히려 특징이 돋보이게 만든 작품이 있다. 넷플릭스(Netflix)는 방콕에서 새로운 오리지널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한 옥외광고를 만들었다. 심의에 걸릴만한 담배, 마약, 총 등을 모두 투명한 레이어로 만들었다.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 심리라고, 가려진 것들을 알기 위해 열정적으로 검색하지 않았을까.
2) 변화하는 시대를 담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것이 광고라면, 2019 애드페스트 대상 수상작 중에도 현 시대의 흐름을 담은 작품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여성 인권이 낮기로 유명한 두바이의 베이비숍(Babyshop)이 부모의 정의를 새롭게 쓴 캠페인이다. ‘Parenthood’라는 의미가 곧 ‘Fatherhood’로 통용되는 현실에서 여성의 의미를 담아 새로운 단어를 개발한 사례이다. 유아용품 브랜드는 타깃이 곧 여성이니,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2) 변화하는 시대를 담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것이 광고라면, 2019 애드페스트 대상 수상작 중에도 현 시대의 흐름을 담은 작품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여성 인권이 낮기로 유명한 두바이의 베이비숍(Babyshop)이 부모의 정의를 새롭게 쓴 캠페인이다. ‘Parenthood’라는 의미가 곧 ‘Fatherhood’로 통용되는 현실에서 여성의 의미를 담아 새로운 단어를 개발한 사례이다. 유아용품 브랜드는 타깃이 곧 여성이니,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 인권 문제에 더불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나아가 CSV(Create Soial Value)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춰 소비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캠페인도 수상했다. ALS협회의 프로젝트 리보이스(Project Revoice)가 바로 그것인데, ALS 환자가 목소리를 잃기 전에 미리 녹음해두면 추후 자신의 목소리를 복제하여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내용이다.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캠페인으로 보인다.
3) 광고인가, 작품인가?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
3) 광고인가, 작품인가?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
몇 년 전부터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있어왔다. 실제로 광고 효과도 있었기에, 광고주들은 웰메이드(well-made) 콘텐츠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2019 애드페스트에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 있다. K PLUS의 ‘Friendshit’ 캠페인을 보면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게 되는데, 브랜드 또한 뇌리에 남을 인상적인 광고이다. 약 6분의 영상이니 궁금하다면 유튜브에서 검색해보자.
위의 K PLUS 광고가 B급 감성으로 만들어졌다면, 화려한 영상미를 뽐내는 작품도 있다. 필름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시세이도의 ‘파티 버스(The Party Bus)’ 영상이다. 이 작품은 내적 갈등을 겪는 주인공이 흘린 눈물과 화장품이 만나 무언가 깨달음을 얻게 되고, ‘make up your own story’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끝맺는 이야기이다. 화장품을 통해 자아를 찾는다는 개연성은 다소 부족(?)하지만 완성을 위해 무려2,000번 이상의 사진 촬영을 했다고 하니 한 번쯤 감상해도 좋을 영상이다.
이번 애드페스트에는 본질을 숨긴 광고, 시대의 흐름을 담아낸 광고, 브랜디드 콘텐츠가 각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19 애드페스트의 주제 ‘TMRRW.TDAY’처럼, 수상작을 통해 광고계에 펼쳐질 새로운 내일을 볼 수 있었던 기회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