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업무 프로세스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우선 확정된 기획안을 변형하고 디벨롭해서 AI 작업 과정에 맞는 기획안을 만드는 과정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AI 기획안을 통해 콘티를 뽑아내고, 그 콘티를 가지고 영상화 진행한 다음에 텍스트 변형 및 DI등의 후가공을 거쳐 영상을 완성하게 됩니다. AI를 활용한 영상에서는 기존의 광고 제작 프로세스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데, 초반 기획부터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의 과정이 많이 긴 편입니다. 오히려 실제 촬영 프로젝트에 해당되는 후반 작업의 기간이 짧습니다. 앞에서 콘티를
잘 뽑으면 영상화 작업은 사실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거든요. 전체적으로 보면 기존 대비 50~60% 정도의 작업 기간으로 한 편이 제작됩니다.이런 부분을 함께 일하는 브랜드들에게 잘 설명하려고 노력해요. 아무래도 기존의 광고 제작 프로세스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거든요.
Q.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 과정에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한가?
조금 다르게 대답을 드리자면, 오히려 AI로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고 시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너무 AI에 맞게 스토리를 짜내려고 하다보면 정말 ‘AI스러운’ 영상이 나오곤 하거든요. 기술의 틀에 갇힌다는 것은 결국 뻔한 퀄리티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저희는 최초의 기획 단계에서는 모든 조건이 무한대로 주어졌다고 생각하면서 아이디어를 내는 편입니다. 그리고 목적성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I를 활용하는 것에 있어서 크게 두 가지 목적성이 있는데, AI가 보여주는 새로운 비주얼들을 추구하는 목적이 있을 것이고, 또 반대편에는 철저하게 시간과 비용의 효율성이 목적인 프로젝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후 자가 아직까지는 더 많은 것 같기는 한데, 결국 각자 목적에 맞는 방향 설정과 초기 기획에 대한 접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AI를 활용한 대표적인 캠페인이 있나?
아주약품에서 만든 헬스케어 브랜드인 ‘올키’를 첫 커머셜 프로젝트로 맡았습니다. AI를 활용해서 3D 애니메이션 광고 영상을 만들고자 했는데, 사실 기존 기술력으로 3D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적어도 9~10주는 걸리고,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AI를 해결책으로 사용하고자 했고, 저작권 이슈를 피하기 위해서 직접 캐릭터를 설정하고 드로잉 한 자료들을 토대로 AI에 학습시켜서 직접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AI가 아직까지는 다이나믹한 액션을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그런 부분을 잘 살리는 데 집중을 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두 번째로는 작년 대한민국 광고대상 오프닝 영상을 만들게 됐는데, ‘Creativity Wins All’이라는 슬로건을 표현해야 했어요. 저희가 평소에 내부적으로 AI는 ‘Artificial Intelligence’가 아니고 ‘Artistic Intelligence’다 라고 거창하게 얘기하
곤 하는데, 결국에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활용해서 표현하는 인간의 크리에이티브가 훨씬 중요하다는 뜻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어디가서 한 그림 한다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저희의 영상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Q. 광고 시장에서의 AI 사용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나?
무조건 확대될 것으로 봐요. 처음에는 그냥 재밌고 신기한 부분이 컸는데,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조금 겁나는 부분도 있다가도 이젠 그냥 신나는 느낌이 들어요. 저희 홈페이지에 있는 영상들처럼 짧은 이야기를 비용없이 영상화 해볼 수도 있거든요. 물론 아직 실사 촬영을 대체하기는 부족하지만, 추후에 불가능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리의 포지셔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사용해서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창작가로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할 것인지를 계속해서 공부해야합니다.
Q. 생성형 AI에 대한 강의도 한다 들었다.
생각보다 강의 문의가 꽤 옵니다. 제가 상업적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서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여기서 얻는 재미, 경험, 설레임 뿐만아니라 좌절과 어려움을 공유하는 것에는 관심이 많고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시간이 문제입니다. (웃음) 시간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감독으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준비하고 있는 장편 영화가 실제 제작 단계까지 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경기 문제도 있고 해서 쉽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 ‘THE APE SQUAD’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영화 분야건 광고 분야건 AI를 활용하면 콘텐츠에 대한 부분을 어느정도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돼서, ‘THE APE SQUAD’를 통해서 다양한 실험들을 할 예정입니다. 현재도 하고 있고요. 아직까지는 AI라는 혁신적인 툴을 가지고도 기존 작업의 영역에 머물러있는 것 같아서, 다음 영역이 어딜까 탐구해 나갈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