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CARPE DIEM'에서 'CARPE FREE'로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기사입력 2017.10.19 12:00 조회 3138

 

 
지금 행동하라, 남과 다른 삶을 살라!
서울올림픽 개막을 두 달 앞두고 있던 1988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서 촬영한 광고가 미국에서 방송을 탔다. 금문교 전체를 잡으며 다리 위로 카메라를 좁혀 들어가니 보도 위를 약간은 터벅거리는 발걸음으로 웃통을 벗고 달리는 이가 나온다. 약좀 더 줌인을 하며 잡힌 그의 얼굴을 보니 완전 노인이다. 약간 헐떡이는 목소리로 그의 나레이션이 나온다. "나는 매일 17마일을 달려." 그리고 자막이 뜬다. "Wait Stack, 80 Years old." 매일 17마일을 달린다는 80세의 노인 월트 스택은 겨울에는 틀니가 달그락거려서 락커에 두고 온다는 농담도 하고, 지나는 차에 손도 흔들어준다. 그리고 까만 바탕에 흰 글씨가 나타난다. 'Just do it.' 이어 무엇을 위한 광고였는지 브랜드가 나온다. 바로 '나이키 에어(Nike Air)'였다.
 
나이키, 죽은 시인의 사회, 그리고 X세대
슬로건과 함께 기억되는 최초의 광고 캐페인 5개를 뽑으면 꼭 선정되는 나이키 'Just do it' 캠페인의 첫번째 작품이었다. 한국에서 제작, 집행되었던 한 편도 기억한다. 새벽 잠자리에서 깨기는 했지만 나가기 싫어서 뭉개는데, '훅훅'하는 숨소리와 함께 바로 집 바깥의 길을 달리는 이가 있다. 그리고 역시 슬로건이 뜨면서 "지금 시작하십시오"라고 내레이션이 나왔다. 미국에서의 광고처럼 러닝화가 화면에 잡히기는 했지만 제품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이키가 러닝화를 비롯한 스포츠 용품 부문에서 '열정(Passion)'이란 단어를 자신들의 브랜드로 선점하는 시점이었다. 시대의 분위기가 또 이 슬로건으로 날아오르려는 나이키에 더 힘찬 날개를 달아준다. 그 때의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가 있다. 1990년에 개봉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온 유명한 문구를 기억할 것이다. 'Carpe diem' 키팅 선생이 명문 보딩스쿨에 갓 입학한 제자들에게 선배들의 사진 앞에서 속삭이며 들려주는 소리. '현재를 즐기고, 너만의 삶을 만들라', 이어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고, 원하는 것을 추구한다는 'X세대'라는 용어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한국에서도 여자가 면도를 한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나온 주니어화장품 광고가 화제를 모았다. 이전의 화장품 광고 모델 유형과는 다른 외모와 분위기의 신은경은 그 즈음에 출연했던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X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나이키의 광고 모델로 등장했던 이들도 농구의 마이클 조단, 미식축구와 야구의 두 종목에서 활약했던 보 잭슨, 테니스장에 아이돌과 같이 등장해 바람을 불러일으킨 안드레이 애거시 등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스포츠 스타들이었다. 광고, 마케팅과 영화 예술이 세대, 트렌드와 어울려 시대의 정신과 분위기를 이끌었다. 핵심은 'Just do it'이란 나이키의 슬로건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실제로 행동하라'였다.

 
먼저 나무를 심어라
중국 신해혁명 이후 혼란기에 북양군벌 출신 실력자 중의 하나로 오패부라는 과거 급제까지 한 유학자 출신 장군이 있다. 오패부는 신해혁명 이후 명멸했던 중국의 군벌 중에서도 아주 특이한 인물로 꼽힌다. 마적 출신으로 '낫 놓고 丁(고무래 정)도 모른다'는 무식한 군벌들이 다수였던 시대에, ㅡ는 청나라의 정식 과거를 통과한 수재 출신이었다. 유학자의 풍모와 정신을 가진 장수라고 '유장'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일본이 중국을 침략해 베이징을 점령한 후, 유력인사인 그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하여 거액의 군사금과 군사적 후원 책을 제시했으나 끝까지 그 유혹을 물리쳤다. 사리를 탐했던 다른 군벌들과 다른 진정한 유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오패부의 전성기에 그 휘하에 여단장 자리가 빈 것을 알고, 한 장교가 자신의 계획을 얘기하며 스스로를 천거했다. "저는 여단장 하며 공을 세운 후, 고향에 가서 나무 심으며 좋은 일을 하겠습니다." 그러자 오패부가 위의 단 네 글자로 된 답신을 보냈다.
"먼저 나무를 심어라."
좋은 일이면 바로 행동하라. 바로 'Carpe diem', 'Just do it.'의 정신이었다.
 
욜로는 태생적 소비지향 - Just buy it.
'뭐 하고 나면, 무엇이 되고 나면, 뭘 갖추고 나면' 등등의 핑곗거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냥 하면, 'Just do it'하면 되는 일인데 조건이 붙는다. 'Carpe diem'과 'Just do it'과 'YOLO'를 대비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들이 의미와 행동을 촉구했다면, 욜로는 'Just buy it'을 촉구하고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서의 의미를 찾기보다는 'care free'가 강조되었다.  "인생의 의미 따위 신경 쓰지 말고, 쇼핑하고 여행하면서 잊고 풀어버려' 식으로 욜로는 해석되고 사용되었다. 그런 경향은 욜로라는 단어가 외국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한 때부터 조짐이 보였다. 욜로 단어의 원조라고 자부하는 캐나다 출신의 랩퍼인 드레이크가 2012년 말에 미국의 소매점 체인인 월그린과 전통적 백화점의 대표 격인 메이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월그린에서 낸 욜로 야구모자와 메이시의 욜로 티셔츠가 자신의 상표권을 무단 사용했으니, 2천 5백만불을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드레이크는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았고, 독점적인 상표권을 주장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다. 2012년 말에 이미 미국에만 욜로 트레이드 마크 신청이 100건이 넘었다. 한국에서도 6월말 현재로 오리온과 대상그룹에서 상표권을 출원한 상태이다. 상표권과 관련 없이 광고 등에서는 남용되다시피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곳의 욜로와 그 이유
욜로를 아예 브랜드로 사용한 카드가 나왔다. 신한카드에서는 2030 세대를 겨냥해 2014년 5월에 출범한 코드 9 시리즈의 일환으로 2015년 10월에 사회초년생을 주타깃으로 하는 'YOLO Tastry(욜로 테이스티)'라는 카드를 출시했다. '테이스티'라는 단어처럼 음식점에서의 할인이 주요한 소구 포인트였다. 이어 2016년 5월 영화, 빵집, 커피점 등 젊은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6개 가맹점에서의 할인을 내세운 'YOLO i(욜로 아이)'가 선을 보였다. 그리고 3개월 후인 2016년 8월에는 여행할 때의 혜택을 강화한 'YOLO Triplus(욜로 트리플러스)'가 선을 보였다. 싱가포르의 UOB(United Overseas Bank)에서도 2016년 3월에 'YOLO Card(욜로카드)'가 나왔다. 2635 세대를 겨냥했고, 술집이나 클럽 입장 우선권, 영화 시사회와 여행패키지의 무료 업그레이드 등의 혜택을 홍보했다.
 

 
신용카드에서의 쓰임새나 홍보 포인트에서 욜로가 마케팅 부문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 있다. 여행업계에서 젊은 층, 특히 1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주요한 상품이나 행사 프로그램과 그들이 내건 포인트를 살펴보자.
- 호텔롯데서울 '욜로 패키지' : 1인 전용
-이랜드 켄트 by 켄싱턴 호텔 '나홀로 YOLO 패키지' : 혼족을 위한 패키지
- 모두투어 '욜로 청춘 패키지' : 중국 상하이와 칭다오 1인 여행 상품
- 인터파크투어 '지금 이순간 인생특가' : 다양한 상품의 파격 할인
- 샘소나이트 RED 'You are bigger than you think' 광고 및 이벤트 : 'YOLO'를 슬로건처럼 활용
여행이나 역동성과 바로 연상되는 자동차 부문에서도 욜로를 직간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서 활발하게 쓰고 있다.
- 르노 삼성 'YOLO Creator' : 독특한 방식으로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 사람(Creator) 선정, 만남 주선과 SM3 3개월 시승권 증정
- 기아차 스팅어, GM 올뉴크루즈, 볼보 크로스컨트리 광고 :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오늘, 가장 멋진', '내가 꿈꿔온 삶, 바로 지금' 등 오늘을 살고자 하는 감성과 '모험, 경험, 여행' 등의 키워드 표현 이외에도 욜로는 책의 제목, 빙수 이름, 걸그룹 앨범 제목에 성형외과의 특가 상품으로까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이렇게 남발되는 데는 세 가지 주요한 이유를 들 수 있다.
- 트렌디 : 유행에 쳐진 걸로 보일까 두려워서 쓴다.
- 친숙성 : 귀에 익은 단어가 되어, '나도 알아'식의 소비자 공감을 얻기 쉽다.
- 확장성 : 개념이 모호해 어디에나 갖다 붙여도 그럴듯하다.
 
자기 성찰을 향하여
진정한 욜로는 일순간의 말초적 소비와 탐닉이 아닌 버킷리스트와 같은 목적성을 지닌, 순간 경험의 극대화와 그 축적을 지향해야 한다. 중국의 고전인 <대학>에 이러한 구절이 있다.
소인은 한가로이 홀로 있으면 좋지 않은 짓을 한다.
그래서 군자는 혼자 있을 때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좋지 않은', '불선'의 길로 완전히 빠지기 전에 혼자 있는 자신을 살펴보는 '신독'의 마당을 펼쳐보는 욜로 마케팅 사례를 기대한다.
yolo ·  대홍기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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