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브래지어 광고가 좋다. 아름다운 여자 모델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니까. 그런데 내가 참여하는 비비안의 광고모델이 여자가 아닌 남자, 그것도 소지섭이라니! 남자의 본능은 소지섭을 강력하게 거부하지만, 광고인의 본능은 소지섭이야말로 비비안을 위한 최고의 모델이라 외치고 있었으니. 슬픔은 가슴 한쪽에 묻어둔 채, 소지섭과 함께한 므흣한, 아니 흐뭇한 촬영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자. 글 황태준(크리에이티브솔루션2팀 선임)
브래지어 광고에 남자 모델을 캐스팅하다 보니, 광고를 제작하는 데에도 여러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우선 모델이 제품을 착용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제품을 들고 있기도 민망하다. 그런데도 왜 여자 모델 대신 소지섭을 캐스팅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대홍기획 사보 2011년 11+12월호의 AD holic을 통해 그 이유를 밝혀놓았으니, 혹시 못 보고 놓친 이들은 지난 사보를 다시 한 번 보길 바란다.
이번에 광고할 제품은 비비안 프리볼륨 브라. 브래지어 속에 들어 있는 와이어는 가슴 모양을 예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착용하는 여자 입장에서는 갑갑하고 불편한 것도 사실. 비비안 프리볼륨 브라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해 와이어가 없는 듯 자유롭고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것이 장점인 제품이다. 이런 장점을 남자 모델인 소지섭을 활용해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이번 광고의 관건. 방법을 고심하던 크리에이티브 솔루션2팀의 팀원들 머리에서 김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 대홍기획 크리에이티브솔루션2팀은 역시 솔루션의 대가들이었다! “소지섭은 배우니까 와이어 촬영을많이 해봤을 거 아냐? 와이어의 갑갑함도 잘 알고 있을테고. 그래! 테스티모니얼 광고를 하는 거야. 와이어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는 배우 소지섭이 진솔한 목소리로 와이어가 없다면 얼마나 편한지를 얘기하는 거지.
” 이렇게 비비안 프리볼륨 브라가 하늘을 날듯 편안한 브래지어라는 것을 소지섭이 직접 얘기하고 설득하는 내용의 콘티가 완성된 것이다.
드디어 촬영 당일. 정교한 연출이 필요한 테스티모니얼 광고촬영이 시작됐다. 소지섭이 와이어에 직접 매달려서 공중 부양을 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촬영이었다. 그러나 역시 소지섭은 프로 중의 프로! 그 어렵다는 와이어 촬영도 쿨하게 끝냈으니, 오히려 예상 시각보다 앞당겨서 촬영을 마치는 경사까지 누릴 수 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촬영장의 분위기와 자세한 에피소드는 다음장에 이어질 사진들과 함께 소개하겠다.
01 역시 소지섭을 모델로 캐스팅해 촬영하는 일은 여성들에겐 기쁨 그 자체! 촬영 내내 권현선 CD와 신종옥 선임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날 새가 없었다. 02 모니터 속 소지섭의 모습에 푹 빠진 여성들. 대행사 스태프는 물론 광고주들까지 모두 모니터에 시선 고정! 03 극장용 버전을 촬영하는 동안 팝콘 삼매경에 빠진 소지섭. 팝콘을 머리 위로 던져 받아 먹는 묘기(?)까지 선보이며 스태프를 즐겁게 해주었다. 04 유쾌한 감독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는 하루 종일 화기애애. 녹색 조끼를 입고 있는 분이 바로 감독인데 아직 총각이랍니다. 관심 있는 여성들 연락 주세요.^^ 05 이것이 바로 소지섭의 다소곳 모드? 수줍은 소녀와 같은 모습으로 감독에게 연기 지도를 받는 그의 이런 모습 처음일세. 역시 남자가 브래지어에 대해 얘기하자니 쑥스럽긴 한가 보다. 06 ‘이거 너무 꽉 조이는 거 아니에요? 슬슬 아파오기 시작하는 거 같은데’라는 표정을 짓는 소지섭. 그러나 와이어 액션팀은 소지섭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써 외면한다. 07 와이어에 매달린 채 불편함을 연기하는 소지섭의 모습. 연기일까, 실제 상황일까?
08 벗기는 건 해봤어도 입히는건 해본 적 없다는(응?) 우리 조감독. 부끄러운 표정을 지은 채 투명 토루소에 브래지어를 열심히 입힌다. 남자가 변태 소리 듣지 않으면서 합법적으로 브래지어를 마음껏 만질 수 있는 것도 복이라면 복이겠죠? 09 소심한 A형 남자처럼, 당당한 B형 남자처럼, 아리송한 AB형 남자처럼, 고집있는 O형 남자처럼. 혈액형에 따라 달라지는 소지섭의 다양한 모습은 인터넷용 바이럴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 예상 시각보다 일찍 촬영을 마치고 광고주들과 기념사진 찰칵! 이렇게 비비안의 2012년 S/S 시즌 TV광고 촬영도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
P.S. 광고가 온에어된 후에 많은 여성들이 매장에 찾아와 비비안 프리볼륨 브라를 찾고 있다. 매출이 상승 곡선을 탄 것은 당연지사. 광고인으로 살면서 느끼는 보람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공들여 제작한 광고가 온에어되는 것을 보는 것, 그리고 내가 만든 광고 덕분에 브랜드 선호도와 매출이 함께 상승하는 것. 최고의 제품, 최상의 모델, 최선의 광고, 이 삼박자가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성들도 비비안 프리볼륨 브라로 하늘을 나는 듯한 가벼움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Making Affair] 남자를 슬프게 하는 남자 모델의 브래지어 광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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