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 김정은 기자
언제부터 뮤지컬을 하셨나요? 그동안 어떤 작품들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체험뮤지컬이라는 수업이 있었어요.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해서 1학년 때부터 학과 밴드를 했던 저에게는 정말 흥미로운 수업이 아닐 수 없었죠. 그래서 결국 4학년이 주는 취업의 압박을 뒤로하고 뮤지컬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때 했던 작품이 알타보이즈였어요. 무대 위의 두근거림과 설렘 그리고 어우러지는 관객의반응. 이후 급격히 관심이 생기게 되면서 동호회를 알아보게 되었죠. 그래서 발견한 곳이 “뮤지컬 홀릭스”라는 곳입니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아마추어 회원들이 모여 일 년에 3-4회 발표회 형식의 공연을 하는 곳이었어요. 마침 시작하는 공연이 있더라고요. 뉴욕에서 처음 만났던 감동의 맘마미아!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오디션을 다행히 통과하고, 드디어 맘마미아팀에 합류! 운 좋게 주요배역인 샘 카마이클 역할까지 하게 되었어요. 좋아하는 공연인데다 아마추어치곤 정말 큰 공연이어서 더더욱 감동도 크게 다가왔던 공연이었습니다. 이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소극장공연중의 하나인 대한민국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에 투입되었지만 슬프게도 회사가 바빠지면서 결국 중도포기를 하게 되었죠. 지금은 개인 활동을 존중하는 좋은 회사를 만나 다시 활동을 재개! 뮤지컬 4년차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전문 뮤지컬 배우를 포기하고 광고인이 된 계기는?
물론 배우로서 실력이 부족하기도 하겠지만 사실 광고는 제가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도전하고 싶었던 분야였습니다. 뮤지컬배우보다 훨씬 더 이전에 저에게 자리 잡은 직업이었어요. 저에게 광고는 종합예술과도 같아서 수만 가지의 매력을 함축하고 있어요. 때로는 음악으로 때로는 영상으로 때로는 일상의 소리로 때로는 색으로 때로는 글로 가벼이 여기던 삶의 어느 한 부분을 두드려서 광고주의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그리고 호감가게 전달하죠. 너무 매력적이지 않나요? 그래서 지금도 떠나지 못하고 광고를 하고 있는 거겠죠.
뮤지컬 배우와 광고인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좋은 연기는 대사를 읽기 이전에 먼저 그 사람이 됨으로 해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광고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브리프에 나온 내용을 제작물로 만들어내기 이전에 그 광고주가, 그 회사대표님이, 그 브랜드가 되어보고, 광고를 제작하여 내보내기 이전에 그 광고를 볼 엄마가, 아이가, 남편이, 남자친구가 되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차이점이라면 아무래도 나를 위해서 하는 것과 남을 위해서 하 는 것이라는 차이가 있을까요?
현역으로 활동하시려면 연습이 많이 필요할텐데 회사생활과 병행하기 힘들지 않으신지요?
현역이라는 말을 들으니 갑자기 제가 뮤지컬 배우라도 된 듯해서 민망합니다. 물론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하는 뮤지컬을 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마음의 병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뮤지컬을 지도해주는 선생님에게 “이곳이 나의 피로회복제입니다”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어요. 네 그렇습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인생의 탈출구와 같이 소중한 곳입니다 힘들다는 말을 한다면 스스로 부끄러워 질 거예요.
뮤지컬 연습과 공연을 하면서 업무적으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인지요?
흔히 광고 하시는 선배님들이 많은 경험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시곤 합니다. 맞습니다. 물론, 어떤 광고할 때 어떤 경험이 들어갔나요? 라고 질문하신다면 대답을 할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른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라는 영역 속에 잠식되지 않고,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다시 말하면 아이디어를 얻는다기보다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을 많이 받는다” 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뮤지컬 하면 매력적인 보이스와 표정연기가 생각나는데요. 사내에서도 인기가 많으실 것같습니다. 실제로 사내에서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으신지요?
글쎄요.. 회사 동료나 상사들에게 “솔직히 제가 인기가 좀 많죠?” 라고 물어볼 수가 없어서...일과 삶의 균형을 잘 이루고 계신 것 같습니다.
주중과 주말의 생활패턴을 간략히 소개한다면?
다양한 생활과 활동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팀 분위기에 따라서 회사 내의 업무는 최대한 압축해서 밀도 있게 주중에 처리합니다. 그러다보니 주중에는 다른 대외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간단한 아침운동과 저녁 먹기, 침대와 하나되어 잠자기 정도? 대신에 주말에는 반대로 업무와 최대한 멀리 떠납니다. 심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일단, 토요일마다 회사 내에서 진행하는 주말농장에 참여하고 있어요. 저녁에는 뮤지컬을 연습하러 가는데, 12월과 내년 2월경에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에요. 12월에는 감동적인 국내창작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2월에는 너무나 유명한 뮤지컬이죠? ‘아이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마추어들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으니까 많이 격려해주시고 지켜봐주세요. 혹시나 뮤지컬을 좋아하시고 관심 있으신 분이 있다면 네이버에서 ‘뮤지컬 홀릭스’를 한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