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디지털 이용자를 인간 변형의 기술로 이해하고, 이것이 어떻게 설계되고 운용된 것인지 객체지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고찰한다. 이 프로그램은 1970년대 아동용 컴퓨터 개발의 일환이었던 스몰토크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체계가 잡혔는데, 이 글은 이 프로그램이 디지털 매체의 기술적 설계와 이용 방식으로 자리잡으면서 나타난 디지털 문화의 다층적 변화를 재귀적 과정으로 분석한다. 그 다층적 변화는 컴퓨터의 매체화와 메타 매체화 그리고 그 이용자의 객체화와 자동화로 이어졌다. 그 재귀적 과정이란 컴퓨터 속의 컴퓨터인 객체, 객체에도 이용자에도 있는 접면, 화면 속 중첩된 윈도우로 컴퓨터에 외화된 인간의 다중적 인지 표상 양식, 그리고 이들 객체, 컴퓨터, 이용자의 메타적 연결과 온라인의 가상 공간으로 확장하며 이루어졌다. 이러한 재귀적 변화는 언어적 은유와 기술적 수단 간 반복적 되먹임의 회전에 맞물린 것이었다. 이 재귀적 되먹임의 회전 운동이 디지털 문화의 역동성과 모순적 양면성을 촉진해 왔고, 그럼으로써 인간의 변형도 유도하였다. 이 인간 변형의 후기인간화는 디지털 이용자가 객체화되고 자동화되면서 객체·비트·패킷으로 나뉘어졌다가 비인간 이용자를 생성하여 다시 인간 이용자와 합해지는 방식으로 전개했다. 이러한 ‘분합인’의 형상으로 인간 변형을 이끈 디지털 이용자는 주체이자 객체로서 능동과 수동, 자율과 자동, 인간과 비인간 이용자의 양면이 공존하며 용이하게 전도·변환될 수 있는 행위 능력으로 설계·운용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