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풍속사 또는 문화사의 영향 아래 역사학, 국문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사 관련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언론학 분야에서도 그러한 연구들이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글은 그러한 연구들이 무의식적으로 전제해왔던 또는 때로 무시해왔던 개념적·이론적 논점들을 명확히 드러냄으로써 기존 작업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미래의 생산적인 모색을 가능하게 해주는 하나의 연구 프로그램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논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부분에서는 그동안 모호하게 쓰여 온 ‘미디어’ 개념을 기호체계, 상징 형식, 기술, 제도라는 구성요인들로 명료화하고 그 일반적 효과를 정리해본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미디어 사회문화사’ 쓰기의 관점과 방법을 기존 ‘미디엄 이론(Medium theory)’의 거시사적 시야와의 관련 속에서 논의해본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미디어 사회문화사가 근대성의 문제설정 내에 어떻게 배치될 수 있는지 검토해본다. 이상과 같은 논점들을 바탕으로 이 글은 한국의 독특한 근대화 과정 속에서 미디어가 보여준 복잡한 역사적 발전경로와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