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그 광고는 아직도 내 가슴에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2009년 07-08월, 203호 기사입력 2009.07.30 12:00 조회 9923
대홍에 몸담고 있기에 광고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대홍이 제작한 광고에 유독 시선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추억 속 광고에서부터 최근 광고까지, 지금껏 제작된 대홍의 많은 광고 중 내게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광고 몇 편을 소개한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1995년, 전역과 동시에 대홍기획에 입사했다. 전방 부대에서 2년 정도를 콕 틀어박혀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세상은 그 사이 많이도 변해 있었다. 2년 남짓한 시간인데 과장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내가 바라본 세상은 그랬다.

지금은 건물마다 있는 노래방· 비디오방 등 ‘방’자가 들어가는 장소가 당시에는 놀거리 중 최고였다. 붉은 공과 흰 공, 녹색의 당구대, 쿠션 볼, 자욱한 담배 연기, 이발소에서만큼이나 보기 어려운 여자들이 내가 기억하는 당구장 이미지였지만, 전역 후 찾은 당구장은 형형색색의 공으로 대표되는 포켓볼, 카페 같은 쾌적한 분위기, 남녀가 함께 어울리는 스포츠로 바뀌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세상이 변했음을 가장 크게 실감한 순간은 ‘삐삐’라는 무선호출기를 여기저기서 접한 때였다. 당시 무선호출기는 사람들의 일상 패턴을 바꾼 실로 엄청난 물건이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과도 같은 무선호출 서비스 광고

지금은 보기 힘든 추억의 통신 기기가 된 무선호출기. 정해진 자리에서 벗어나서도 나를 찾는 누군가와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준 이 제품은 당시의 소비자에게는 획기적인 물건이었다. 내가 군 복무를 시작할 무렵에도 무선호출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의사 등 특정인을 제외하고는 접하기 힘든 시기였다.

그런 것이 1995년 무렵에는 사용자 1천만 명을 돌파하는 대중적인 제품이 되었으니 이 정도면 가히 상전벽해라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러다 보니 무선호출기와 무선호출 서비스에 대한 광고경쟁도 상당히 뜨거웠다. 그중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인쇄광고가 있다. 물론 대홍기획이 만든 광고기에 내게 더 특별하겠지만. 지금으로 보면 F4에 견줄 만한 당대 청춘 스타 이정재씨가 모델로 나온 012 삐삐 광고 시리즈다.



특히 이정재 씨가지하에서 맨홀 뚜껑을 열고 나와 얼굴을 비죽 내밀면서 ‘누가호출했느냐’고 묻는 광고가 기억에 남는다. 신문을 넘기다가 우연히 접한 그 광고를 본 순간 무릎을 탁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도 지하철이나 건물 지하에서는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당시 무선호출 서비스도 낮은 지하 수신율로 인해 소비자의 원성을 듣는 경우가 많았다.

그 광고는 지하에서의 무선호출 서비스 품질이 훌륭하다는 내용을 구구절절한 백 마디보다 더 호소력 있게 전달해줬고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세월이 흘러 무선호출기는 골동품이 됐고, 당시 광고주인 한국이동통신은 SK텔레콤으로, 청춘 스타 이정재 씨는 요즘의 청춘 스타들의 삼촌이 되었다.

하지만 그 시절 신문 한 면을 장식하던 그 광고 한 컷은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요구 사항을 정확히 찾아 코믹 요소로 버무린 후 임팩트 있게 어필한 최고의 광고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런 멋진 광고를 만든 곳이 바로 내가 속한 대홍기획이라는 프라이드도 강렬히 남아 있다. 무선호출 서비스 광고 이후 감동적인 광고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신입 사원 시절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처럼 처음 느낀 감동의 여파로 오래도록 기억되는 광고다.

감탄이 절로 나온 KCC'숲으로' 페인트 광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듯 나 역시 대홍에 속한 대홍인이라 유독 대홍이 만든 광고가 눈에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배경으로 만든 맑고 깨끗한 칠성사이다 광고를 보면 사이다로 목욕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칠성사이다가 주는 청량한 이미지에 빠졌고, 돼지바의 2002년 월드컵 패러드부터 피켜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 김연아의 '죽음의 무도'패러디에 이르는 일련의 패러디 광고를 보며 영화 <007>시리즈보다 후속편 제작을 더 기대하게 됐다.



최근 들어 내 눈과 귀를 사로잡은 또 하나의 광고가 있다. 바로 KCC의 '숲으로'페이트 TV광고다. 개인적으로 이사를 하게 된 시점이라 친환경 건축 소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 유심히 광고를 본 것 같다. 페인트라는 품목을 놓고 보면 아무래도 소비재보다 생산재 범주에 더 가까워 광고로 다루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숲으로'광고는 친환경이라는 광고 컨셉트에 맞춰 적절한 표현으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빨간색 페인트가 빨간 사과로 바뀌며 아이가 사과를 베어 먹는 모습에서, 건물 외벽에 초록색을 입히자 '숲으로'라는 제품명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숲의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평소 딱딱하게만 생각하고 건축자재의 일부라고만 여긴 페이트 광고를 저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됐다.

그러고 보니 새삼스럽게도 대홍기획이 그간 집행한 광고가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 양만큼이나 여러 업종에 걸쳐서 다양한 품목을 다룬 것도 사실이다. 예전의 무선호출 서비스에서부터 친환경 페인트에 이르기까지, 아마 모든 게 세상의 변화에 뒤처짐 없이 한발 앞서 그의 필요한 사항을 알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보폭으로 나아가며 세상과 소통하는 대홍의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증명은 긴 사설이 필요 없이 계속해서 대홍인이 제작할 멋진 광고가 대신해줄테니까.
옛날광고 ·  삐삐광고 ·  이정재 ·  무선호출기서비스광고 ·  012삐삐 ·  인쇄광고 ·  칠성사이다 ·  패러디광고 ·  돼지바 ·  KCC ·  숲으로 ·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캠페인 하이라이트] MCC 고베식당을 이야기하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실행을 담보로 할 수 있을 것인가? ‘MCC 고베식당’ 프로젝트는 둘로 나뉘어진다. 바로 컨설팅과 실행이다. 그 둘이 함께 붙어 있기에 힘을 발휘한 프로젝트였고, 또한 둘로 나뉘어 있기에 어려운 프로젝트기도 했다. 2010년 4월 27일 매일유업에서 날아든 굵직한 숙제 하나. “우유하던 우리가 카레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총체적으로 해봐!” 그렇게 시작된 숙제는 제일기획으로서는 새로운 ‘제품 컨설팅’ 의 영역이었다. 지금 이 시점, ‘ 크리에이티브 컨설팅’이라 명명된 우리만의 USP(Unique Selling Point)가 되어가고 있지만 초기만해도 가뜩이나 압도적 독점브랜드가 있는 시장 상황 속에 제품개발도 완결되지 않은, 유통도 가격도 결정되지 않은 실로 막막한 프로젝트였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
[HS슈퍼캘린더] 광고인이라면 알아두어야 할 05월의 디데이
이번 달엔 뭐가 있지?2030과 MZ세대는 무슨 날을 챙기지? 소재 고갈, 새로운 아이템을 갈구하는 당신! 광고인이라면 알아 두어야 할 05월의 디데이를 모아모아! 100여 개 사이트를 긁어모아, 슈퍼캘린더를 준비 ㅎHS쓰!
대홍기획 4월 새 소식
대홍기획이 제작한 롯데그룹의 에코 플래너 패키지(NON-FUNGIBLE 2024 Eco-Planner Package)가 2024 아스트리드 어워즈(Astrid Awards)의 기업 캘린더 분야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아스트리드 어워즈는 미국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 평가기관 머콤(MerComm Inc)에서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글로벌 기업 및 브랜드 홍보물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손꼽힌다.
고민 많은 10대들에게 ‘진짜 어른’이 전하는 RESPECT
주위에 스마트폰을 가진 10대 동생, 조카, 자녀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폰을 가지고 있는가? 왜 그 폰을 사용하는가? 대체로 첫 폰은 부모님이 사주는 대로 무엇이든 기쁘게 쓰지만 10대가 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자신만의 선호가 생기고, 또래 집단의 영향으로 브랜드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게 된다.
로제청하_ Dear my rosy day
세상 가장 예쁜 술, 로제청하 스파클링 출시 핑크빛 가득한 이 계절에 물들어, 세상 가장 예쁜 술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로제청하 스파클링’! 청하 브랜드에 Newness를 더해준 별빛청하 스파클링에 이어, 새로운 ‘로제청하 스파클링’ 출시로 청하 스파클링 브랜드 라인은 더욱 탄탄해졌습니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나의 모든 건 언더로부터' | 꼬리에 꼬리를 무는 2024 언더아머 캠페인 이야기
어벤저스급 모델들과 함께 힙한 뮤직비디오로 돌아온 언더아머. 지난 5년 동안 언더아머가 걸어온 길, 그리고 2024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HSAD와 언더아머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캠페인 이야기, 지금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
고민 많은 10대들에게 ‘진짜 어른’이 전하는 RESPECT
주위에 스마트폰을 가진 10대 동생, 조카, 자녀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폰을 가지고 있는가? 왜 그 폰을 사용하는가? 대체로 첫 폰은 부모님이 사주는 대로 무엇이든 기쁘게 쓰지만 10대가 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자신만의 선호가 생기고, 또래 집단의 영향으로 브랜드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게 된다.
로제청하_ Dear my rosy day
세상 가장 예쁜 술, 로제청하 스파클링 출시 핑크빛 가득한 이 계절에 물들어, 세상 가장 예쁜 술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로제청하 스파클링’! 청하 브랜드에 Newness를 더해준 별빛청하 스파클링에 이어, 새로운 ‘로제청하 스파클링’ 출시로 청하 스파클링 브랜드 라인은 더욱 탄탄해졌습니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나의 모든 건 언더로부터' | 꼬리에 꼬리를 무는 2024 언더아머 캠페인 이야기
어벤저스급 모델들과 함께 힙한 뮤직비디오로 돌아온 언더아머. 지난 5년 동안 언더아머가 걸어온 길, 그리고 2024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HSAD와 언더아머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캠페인 이야기, 지금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
고민 많은 10대들에게 ‘진짜 어른’이 전하는 RESPECT
주위에 스마트폰을 가진 10대 동생, 조카, 자녀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폰을 가지고 있는가? 왜 그 폰을 사용하는가? 대체로 첫 폰은 부모님이 사주는 대로 무엇이든 기쁘게 쓰지만 10대가 되면 특정 브랜드에 대한 자신만의 선호가 생기고, 또래 집단의 영향으로 브랜드 쏠림 현상도 두드러지게 된다.
로제청하_ Dear my rosy day
세상 가장 예쁜 술, 로제청하 스파클링 출시 핑크빛 가득한 이 계절에 물들어, 세상 가장 예쁜 술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로제청하 스파클링’! 청하 브랜드에 Newness를 더해준 별빛청하 스파클링에 이어, 새로운 ‘로제청하 스파클링’ 출시로 청하 스파클링 브랜드 라인은 더욱 탄탄해졌습니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나의 모든 건 언더로부터' | 꼬리에 꼬리를 무는 2024 언더아머 캠페인 이야기
어벤저스급 모델들과 함께 힙한 뮤직비디오로 돌아온 언더아머. 지난 5년 동안 언더아머가 걸어온 길, 그리고 2024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HSAD와 언더아머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캠페인 이야기, 지금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월간 2024밈] 4월 편 - 잼얘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HSAD 광고 사건  펠꾸 모음  카카오톡 미니 이모티콘  잼얘 해봐.   오늘 점심 떵개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유튜브 먹방 유튜버 떵개떵. 출처: 유튜브 떵개떵  음식을 맛있게 먹는 떵개떵의 이름에서 따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떵개했다'라는 말을 사용해요! '오늘 점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