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광고인의 고백
HS Ad 기사입력 2020.03.06 02:25 조회 2335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에는 미키마우스처럼 생긴 알람시계가 있었지만, 손이 먼저 가는 것은 늘 스마트폰이다. 매일 밤 그는 앱을 열고 알람 시간을 맞추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날과 이별한다. 운이 좋으면 8시간 후 그는 재부팅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확실히 운이 좋았다. 살아 돌아온 자신과 다시 만날 때마다 느껴지는 약간의 멀미만 빼면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아침을 맞이했다. 리모콘을 누르자 라디오 FM채널에서는 다정한 목소리의 남자가 오늘 하루도 응원한다며 음악을 전송했다. 베에토벤의 마지막 협주곡 황제다. 아쉬케나지의 피아노 소리가 늠름하고 현란하다. 피아노의 격정으로 온몸의 에너지도 역동하는 듯하다. 모든 생체 기능이 정상이 됐다는 뜻이다. 가방을 챙기는데 멜로디가 입에서 맴돌았다. 이젠 지구사람 다 됐네. 그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에 왠지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작년에는 하마터면 결혼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꼭 어떤 대상이 생겼다는 뜻은 아니고 그만큼 지구 생활이 익숙하고 편안해서였을 것이다. 일주일 만에 이런 기분이 들다니. 그는 턱을 쓰다듬으며 창밖에 도착한 택시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벌써 일주일이 지났나! 일주일이면 지구 시간으로는 27년 3개월이 흘렀다는 말이고 지구 출장도 이젠 3주 정도 남았다는 얘기였다. 그가 지구를 선택한 것은, 아니 그들이 지구로 보낼 누군가로 그를 선택한 것은 순전히 예수라는 자의 추천 때문이었다. 사실 예수라는 사내는 처음으로 지구에 보내졌던 인물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지구인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던지라 예수 정도면 충분히 호모사피엔스들을 지구에 살기에 적합한 종으로 길들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당시 예수가 제안한 아이디어-유일신-가 워낙 혁신적이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거부하기가 힘들었다는 게 역사가들의 증언이었다. 물론 그 아이디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예수의 프리젠테이션이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탁월했고 슬로건, 타겟팅, 미디어플랜 등 전체적인 패키징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웠기 때문에 한 사람의 심사위원만 제외하곤 모든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받아낼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들의 계획대로 움직여지는 듯했다. 왜냐하면 예수는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예수가 지구에서 소환돼, 로드마이어 은하계로 급파된 이후에 발생하기 시작했다. 예수의 빅 아이디어는 유사 아이디어들의 남발을 가져왔고 급기야 시간은 상황을 변화시켰으며 인간들의 지능을 급속도로 진화시켰고, 자만심에 빠진 인간은 열지 않았어야 할 욕망의 상자에 손을 대는 지경에 이르러 버렸다. 인간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자기파괴 궤도에 들어섰다. 가장 나쁜 건 어쩔 수 없이 모두가 공범이 돼버릴 수밖에 없는 모순이었다. 그러면서도 인간들은 예수를 탓하기 시작했다. 그가 시작한 프레임은 사랑보다는 파괴를 가져왔다고. 이제 사람들은 각자 자기들의 신을 믿거나 신을 이용하거나 신을 떠났다. 더 이상 신이라는 아이디어는 지구를 지킬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들이 그를 부른 건 그때쯤 이었다. 한 달 안에 인간들에 대한 보고서를 완성해야 했다. 지구의 시간으로는 109년이었다.
 
택시가 그의 회사에 도착했다. 그가 선택한 회사는 광고회사였다. 아무래도 움베르토 에코의 조언이 솔깃했던 것 같다. 그 나라를 제대로 알고 싶으면 광고를 보라고 했던. 턱수염이 덥수룩했던 그 이태리 남자는 우리 요원들 중엔 지구인들과 꽤 친하게 지냈던 것으로 유명했다.  갑자기 그의 소식이 궁금해졌다. 그러다 곧 만나게 될 텐데라는 생각이 그를 달랬다. 이번 주로 광고회사 일정을 마감하면 두 주 정도 보고서를 작성하고-어쩌면 한 주면 끝날 수도-지구를 떠나게 된다. 슬슬 고향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HS애드 ·  HS애드블로그 ·  광고인 ·  에세이 ·  와이즈벨 ·  이현종 ·  크리에이티브디렉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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