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소박한 나무 간판이 돋보이는 그루(g:ru). 그루는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듯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여 거대하고 유의미한 움직임이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공정무역 전문매장 그루는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현지의 아시아 여성 생산자들이 만든 제품을 판매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친환경 의류, 면제품, 소품 등 매력적인 디자인의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 눈길을 끕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이미영 대표는 빈곤국가 여성들과 함께 하고자 그루를 시작했습니다. 보통 공정무역에 흔히 떠올리는 커피, 초콜릿이 아닌, 여성들이 주로 생산하는 가내수공업 제품을 소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런칭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미영 대표는 3년간 자료조사를 하며 공정무역 회사 설립을 준비했습니다.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현장활동가의 조언을 얻으며, 소액주주들이 주인인 ‘시민주식회사’라는 새로운 사회적 기업 모델을 세상에 보였습니다.

‘공정무역’이라는 좋은 가치, 문제는 언제나 실용성에서 찾아옵니다. 좋은 가치가 있더라도 질이 낮고, 디자인이 좋지 않으면 꾸준한 판매가 어렵고, 동반 성장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미영 대표는 그루의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그루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아르간 오일 유기농 화장품, 인도 면화 농민들에게 직접 요청해 제작한 패션아이템 등 대다수 수공예 제품으로 그 품질이 보증됐습니다.

현재 그루는 네팔·방글라데시·인도 등 총 26개의 공정무역 생산자 조직과 무역 동반자 관계를 맺고, 600여 종이 넘는 제품을 매년 생산하고 있습니다. 매년 2회 정도 현지 생산자 조직을 방문, 생산자의 근무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생산 수급 계획 등을 점검합니다. 그렇게 판매에서 얻은 수익은 다시 아시아의 여러 빈곤 국가들을 위해 쓰입니다.

공정한 임금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 보장, 생산자의 전통 기술과 문화적 다양성 존중, 브랜드 철학은 이미영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목입니다. 꽤 괜찮은 오가닉 아이템을 구매하면, 그 작은 소비가 누군가의 삶에 큰 도움이 되도록 돕는 그루. 그 나무가 더 크게 자라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