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제휴평가위 2기 출범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제휴 심사를 담당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가 2기 심의위원회 위원장단을 선출했다. 평가위는 지난 3월 24일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 관련 정례회의를 열고, 이근영 위원(한국인터넷신문협회 추천)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1소위 위원장에는 언론인권센터가 추천한 윤여진 위원이, 2소위 위원장에는 한국기자협회가 추천한 박홍기 위원이 각각 내정됐다.
신임 이 위원장은 “1기가 평가위 입점 및 제재 활동을 안착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면, 2기는 평가위의 활동을 고도화시켜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와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 사이에서 최선의 합의점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2기 위원회는 평가위의 규정 개선 작업과 함께 모니터링의 독립에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그간 이견이 많았던 기사로 위장된 광고홍보성 기사 등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하기위해 4월부터 6월까지 분야별 테스크포스팀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평가위는 이르면 7월부터 새로운 규정을 적용키로 했다. 3차 뉴스 검색제휴 신청도 4월 1일부터 시작됐다. 접수매체에 대한 평가는 서류 검토를 거쳐 5월 중 시작할 예정이다.
평가위에 대한 광고계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한 기업 홍보담당 임원은 “기존에 문제가 제기되었던 매체들은 전혀 퇴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휴매체 수만 늘어난 상황”이라며 “어뷰징은 그대로인데 제재 시늉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롭게 구성된 평가위가 어뷰징과 유사언론행위 등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로 온라인뉴스의 저널리즘 회복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포털 제휴매체만 1000여개, 매체명 비공개로 논란자초
한편 지난 2월 17일 제2차 ‘뉴스검색제휴’ 평가 결과를 발표한 평가위는 지난해 11월 14일부터 2주간 ‘뉴스 검색제휴’를 신청한 언론사 총686개(네이버 582개, 카카오 324개, 중복 220개) 매체를 평가해, 네이버 36개, 카카오 31개 등 총 46개(중복 21개) 매체를 선정했다.
평가위는 제휴 규정에 따라 기사 생산량, 자체 기사 비율등의 ‘정량평가(30%)’와 저널리즘 품질 및 윤리적 요소 등을 고려한 ‘정성평가(70%)’를 진행, 평균 점수가 70점 이상인 매체가 평가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검색제휴 추가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매우 차갑다. 무엇보다 새로 추가된 매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광고주협회 곽혁 상무는 “광고주협회 자체 모니터링 결과, 1차 제휴심사를 통과한 70개 매체 가운데 자체기사를 생산하지 않거나 기사가 전혀 없는 등 포털의 제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매체가 버젓이 심사를 통과해 심사기준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며 “입점 및 퇴출을 둘러싼 모호한 기준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 홍보담당자는 “기업이 제품을 출시했다고 발표하고, 정작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 것과 똑같은 꼴”이라며 “명확하고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입점매체의 심사평가 결과와 매체명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늘어난 제휴매체에 대한 불만도 높다. 한 기업 홍보담당임원은 “기존에 문제가 제기되었던 매체들은 전혀 퇴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휴매체 수만 더욱 늘어난 상황”이라며 “어뷰징을 일삼고 유사언론행위를 저지르는 매체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퇴출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만이 지속되자 평가위는 입점 매체에 대한 재평가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평가위는 지난해 10월부터 TF를 구성해 기존 입점 매체에 대한 재평가 규정을 논의해온 상태로 알려져 있다. 재평가 대상은 각 포털사에 제휴된 ‘제휴매체’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재평가가 진행되는 해당 월(2017년 3월)을 기준으로 이전 12개월 동안의 누적 벌점이 6점 이상일 경우 재평가 심사 대상이 된다.
뉴스제휴평가위 제2소위 김병희 위원장은 “재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공정한 심사를 함으로써 기존 입점 매체가 신규입점매체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언론활동을 하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불식하고자 한다”며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56%, ‘포털=언론’으로 인식,
언론의 사회적 책임 요구돼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14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8월 전국 19세 이상 5천128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포털의 언론 지위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4%가 ‘인터넷 포털을 언론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언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8.6%였고, 25.0%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특히 포털이 언론이라고 답한 비율은 연령대가 낮으면 낮을수록 높았다. 20대 응답자 71.5%가 언론이 포털이라고 답했으며, 30대는 71.0%, 40대 65.7%, 50대 51.9%, 60대 이상 29.4%가 ‘언론이 포털’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언론진흥재단이 지난 1월 3일 발표한 ‘2016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결과에 서도 인터넷 포털을 언론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57.3%로 절반 이상이로 나타난 바 있다.
인터넷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기사의 출처도 제대로 모른채 인터넷 뉴스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통해 본 뉴스가 어느 언론사가 작성, 제공한 뉴스인지 알고 있는지에 대해 청소년 2천235명 중 59.9%가, 성인 4천173명 중 52.9%가 ‘거의 모른다’고 답했다. ‘출처를 거의 다 알고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10대의 4.0%, 성인의 7.7%, ‘출처를 3분의 2 정도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10대의 3.9%, 성인의 5.9%에 그쳤다.
한편, 포털에 대한 국민 인식이 달라짐에 따라 포털도 언론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기업 홍보 담당자는 “국민의 뉴스 소비 80% 이상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질 정도로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포털이 언론사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법률 제정 등이 마련되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재형 yoojh1999@ka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