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 character] 용서받는 자, 용서받지 못하는 자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기사입력 2013.08.13 02:58 조회 6424




논란 연예인이 등장하면 기자들이 전화해 얼마만큼의 자숙 기간이 필요한지를 물어보는데, 그럴 때마다 난감해진다. 자숙 기간은 형량처럼 ‘어떤 사안에 대해 며칠’ 식으로 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6개월 만에 복귀하고 어떤 이는 1년이 걸리기도 하며 어떤이는 영영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왜 이런 편차가 생기는 걸까.

여기에는 해당 사안의 무게와 해당 연예인이 가진 이미지, 그리고 사후 대처에 대한 대중의 정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똑같이 도박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개그맨 황기순과 김준호, 그리고 가수 신정환의 사례가 다르다. 황기순은 1997년 9000만여 원을 도박으로 탕진하고 구속을 피하려 2년여 동안 필리핀에서 숨어 살았는데, 당시 연예인 도박이 충격적 사안으로 다가와 일순간에 연예인 생명이 끝장나버렸다. 김준호는 마카오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상대적으로 경미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자숙 기간을 거쳐 복귀에 성공했다. 반면 신정환은 두 차례에 걸쳐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데다 도박 사실을 숨기려고 연출 사진을 찍은 것이 발각되면서 괘씸죄가 더해졌다. 그는 지금도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 같은사안이라도 경중과 대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도 달라졌다.


나는 가는데 너는 왜 안 가
사안 중 가장 민감한 것은 국적 문제와 군대 문제. 둘은 미묘하게 얽혀 있기도 하다. 군 기피로 한국 입국 자체가 금지된 유승준은 두 문제가 겹쳐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킨 사례의 주인공이다. MC몽은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고의로 치아를 뽑았다는 의혹으로 모든 활동을 접었는데, 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중이 군 문제를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는지 잘 말해준다. 무죄 판결조차 어떤 ‘검은 커넥션’으로 바라볼 정도로 군대 기피 문제에 대한 대중 정서는 악화되어 있다.

대중의 민감 정도는 군대를 두 번 간 싸이의 해프닝과 현빈이 해병대를 자원하면서 일으킨 반향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군 문제가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할 대중 정서의 성역’이 된 것은 대중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연예인으로서 누릴 혜택은 다 누리면서 정작 모든 국민이 복무해야 할 의무는 저버리는 행위에 대한 공분인 셈. 군대 문제만큼 민감한 세금 문제도 이런 정서와 관련되어 있는데, 세금 문제에 대한 정서는 특정 직업군에 대한 편차를 보여주기도 한다. 개그맨에게는 엄밀한 반면, 가수에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같은 시기 강호동과 인순이가 세금 탈루 혐의로 논란을 겪었지만, 강호동이 1년여 동안 ‘잠정 은퇴’한 것에 비해 인순이는 계속 활동한 것이 단적인예다. 이 편차는 개그맨과 가수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과 그들의 활동 방식이 다른 데서 생긴다.

대중은 개그맨과 서민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개그맨의엄청난 액수의 세금이 공개되는 것만으로도 대중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 또 개그맨은 매주 방송 출연을 하지 않으면 대중에게 잊히는 고정적인 활동을 하는 반면 가수는 음반이나 콘서트 중심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논란에 대처하기가 유리하다.


비는 사람의 속마음, 대중은 안다
연예인 논란 중 최근 늘어난 것이 ‘성추행’이다. 고영욱의 성추행 사건은 그 대상이 미성년자라는 것 때문에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로 한창 주목받던 박시후는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사실도 충격이었지만, 그 사생활이 낱낱이 드러나 더 큰 파장을 불러왔다. 그들은 직업적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서 술을 마시거나 누군가를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연예인 성추행 사건은 갑자기 늘어난 게 아니라 최근 들어 더 자주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사실 연예인은 늘 대중에 노출되어 언제든 논란을 빚을 수 있다. 그 논란은 심각한 것일 수도, 의외로 경미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용서받는가, 용서받지 못하는가의 문제는 전적으로 대중의 정서가 어떻게 흐르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한참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위안부 막말 파문이라는 파장 속에서도 김구라가 꽤 빠른 시기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매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찾아가는 진정성이 대중의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 정서’나 ‘진정성’이라는 표현은 대단히 모호한 것이다. 또 사안에 따라, 대상에 따라 그 정서가 달리 나타나는 것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음을 말해준다. 그래도 용서받는 자와 용서받지 못하는 자를 가르는 건 당사자의 진심에 달렸다. 그것이 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는 전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의 노력에 달린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대중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각종 대회 심사위원은 물론 방송 출연과 강연, 잡지 기고, 칼럼 기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숨은 마흔 찾기>가 있고, 대중문화비평 블로그인 더키앙(thekian.net)을 운영한다.
대홍기획 ·  강호동 ·  인순이 ·  강용석 ·  신정환 ·  고영욱 ·  현빈 ·  싸이 ·  유승준 ·  정덕현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트위터를 통해 본 모바일 마케팅의 미래
최근 해외에서는 트위터(Twitter)류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국내 모바일 웹 2.0 환경 구축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 지는 원인이기도 합니다.트위터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위키피디아는 2008년, 혜성처럼 등장한 트위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향기로 즐긴다! 코로나 시대의 홈 프레그런스 시장 강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몸도 마음도 지치셨을 겁니다. 그래서 최근, 많은 분들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고 집에서 힐링을 즐기고자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향기 테라피’로 심신의 안정을 찾는 분들의 증가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Insight] 2020년에 일어난 미디어 이용 변화, 그리고 2021년 뉴노멀 시대, 미디어 이용 전망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 세계적 위기 속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변화의 연속이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움직임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우리의 생활방식을 순식간에 바꿔 놓았다.
신재생에너지 36.5℃ 아이디어·포스터 공모전
신재생에너지 36.5℃ 아이디어·포스터 공모전     ● 응모 자격 - 아이디어 : 전국민 - 포스터 : 초ㆍ중ㆍ고등학생     ● 응모 주제          - 아이디어 : 신재생에너지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대홍기획 4월 새 소식
대홍기획이 제작한 롯데그룹의 에코 플래너 패키지(NON-FUNGIBLE 2024 Eco-Planner Package)가 2024 아스트리드 어워즈(Astrid Awards)의 기업 캘린더 분야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아스트리드 어워즈는 미국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 평가기관 머콤(MerComm Inc)에서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글로벌 기업 및 브랜드 홍보물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손꼽힌다.
AI로 생명을 얻는 사진들
대홍기획 AI 스튜디오는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Non-shooting film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AI를 어떻게 크리에이티브에 녹여낼지, 더 크리에이티브한 활용 방안은 없는지, AI가 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은 없을지 고민하며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축구!_ 백호일레븐
디깅에 진심인 사람들. 좋아하는 게 생기면 다양한 방식으로 씹고 뜯고 맛보는 게 요즘 트렌드입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죠. 찐 팬이라면 경기력을 분석해 결과를 예측하고 선수들의 활약을 점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백호일레븐>! 색다른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흥행몰이에 나선 대홍기획 WEB 3.0 사업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대홍기획 4월 새 소식
대홍기획이 제작한 롯데그룹의 에코 플래너 패키지(NON-FUNGIBLE 2024 Eco-Planner Package)가 2024 아스트리드 어워즈(Astrid Awards)의 기업 캘린더 분야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아스트리드 어워즈는 미국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 평가기관 머콤(MerComm Inc)에서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글로벌 기업 및 브랜드 홍보물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손꼽힌다.
AI로 생명을 얻는 사진들
대홍기획 AI 스튜디오는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Non-shooting film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AI를 어떻게 크리에이티브에 녹여낼지, 더 크리에이티브한 활용 방안은 없는지, AI가 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은 없을지 고민하며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축구!_ 백호일레븐
디깅에 진심인 사람들. 좋아하는 게 생기면 다양한 방식으로 씹고 뜯고 맛보는 게 요즘 트렌드입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죠. 찐 팬이라면 경기력을 분석해 결과를 예측하고 선수들의 활약을 점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백호일레븐>! 색다른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흥행몰이에 나선 대홍기획 WEB 3.0 사업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Special] 커뮤니케이터가 일하며 꼭 알아야 할 Bible Site
생각의 축을 쌓아 가속도를 붙여야 할 순간, 방전된 배터리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분,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늘 트렌드에 앞서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계신 분, 쌓이는 일감 앞에 한 호흡 길게 쉬어가는 여유가 필요하신 분 우리가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몰라서는 안 될 Bible Site를 각 영역별 전문가가 추천합니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대홍기획 4월 새 소식
대홍기획이 제작한 롯데그룹의 에코 플래너 패키지(NON-FUNGIBLE 2024 Eco-Planner Package)가 2024 아스트리드 어워즈(Astrid Awards)의 기업 캘린더 분야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아스트리드 어워즈는 미국의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문 평가기관 머콤(MerComm Inc)에서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글로벌 기업 및 브랜드 홍보물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3대 디자인 상으로 손꼽힌다.
AI로 생명을 얻는 사진들
대홍기획 AI 스튜디오는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Non-shooting film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AI를 어떻게 크리에이티브에 녹여낼지, 더 크리에이티브한 활용 방안은 없는지, AI가 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은 없을지 고민하며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운 축구!_ 백호일레븐
디깅에 진심인 사람들. 좋아하는 게 생기면 다양한 방식으로 씹고 뜯고 맛보는 게 요즘 트렌드입니다. 축구도 마찬가지죠. 찐 팬이라면 경기력을 분석해 결과를 예측하고 선수들의 활약을 점치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백호일레븐>! 색다른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흥행몰이에 나선 대홍기획 WEB 3.0 사업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