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는가? 8만 1258장의 대장경 경판에는 5000만 자가 넘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는 것을. 이것을 한자로 줄이면 ‘마음(心)’이 된다고 한다. 2년 가까이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을 준비하며 알게 모르게 마음공부를 한 이벤트마케팅 3팀 팀원들의 가슴속에도 이 글자가 새겨졌으리라.
2년간 땀 흘려 준비한 국보급 축제
이벤트?엑스포 등 공공부문의 다양한 일을 진행하는 이벤트마케팅 3팀은 얼마전 국보급 축제 하나를 끝냈다. 고려대장경 간행 1000년을 맞아 팔만대장경의 가치와 역사를 재조명한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이 그것이다. 지난 9월 23일에 시작해 11월 6일 폐막할 때까지 경남 합천에서 자그마치 45일간 열린 대형 프로젝트였다. 조환준 프로가 이러한 행사가 개최된다는 사실을 안 건 지난 2009년 2월. 대장경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알리고 싶었던 그는 한달음에 해인사로 달려갔다. 주지스님을 어렵게 세 번을 만나는 등 오랜 시간을 준비한 끝에 결국 지난해 1월 경쟁PT를 통해 수주에 성공했다.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우리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목표로 세운 대장경의 세계화, 대중화를 위해 대장경 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일례로 대장경천년관 ‘어린이 대장경실’은 본생경에 담겨 있는 이솝우화와 같은 이야기들을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e-book에 담아 풀어냈고, ‘대장경 보존과학실’의 ‘장경판전의 비밀’영상은 건축사협회에서 요청할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존에 차로 갈 수밖에 없었던 해인사를 계곡의 절경을 즐기며 걸어갈수 있는 ‘소리길’도 만들었어요. 그밖에 여러 가지 콘텐츠를 찾아내 이야기로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조환준 프로)
대장경 조판장소나 이운에 관한 여러 학설들이 학술행사를 통해 제기되었으며, 모르고 지나쳤던 많은 보물들이 축전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합천 가야산 홍류동 계곡을 따라 만든 약7km의 소리길은 축전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유명 테마로드가 되었다. 또한, 축전장은 영구건물로 지어진 대장경천년관을 중심으로 대장경 테마파크로 조성되어 일반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이 모든 것을 준비하는 동안 이들의 마음에는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다른 엑스포나 행사들은 대부분 유형의 상품을 브랜딩하잖아요? 하지만, 이번 축전은 무형의 가치를 브랜딩하는거라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진행할 수있었던 것 같습니다.”(남형우 프로)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이 보람으로
휴일과 명절을 반납하고 합천에서 보낸 날이 부지기수다. 게다가 행사 운영을 맡은 남형우 프로는 심장판막수술을 받아 팀원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어느 날 병원에 다녀오겠다며 사무실을 나간 그는 45일 만에야 돌아왔다. 다행히 완쾌되어서 돌아왔고, 복귀하자마자 합천으로 향했다.
2011년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1년이었다. 특히, 올해 여름은 비가 많이 와 토목공사가 지연되면서 매일매일 토목공사 진척상황까지 체크해야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수고는 더 큰 보람으로 되돌아왔다.
“힘들었던 일도 많았지만, 관람객들이 팔만대장경에 대한 가치를 느끼고 가시면서 고맙다, 수고 많다고 하는 얘기를 들으면 힘들었던 기억이 눈 녹듯 다 사라졌어요.”(김은주 프로)
총 관람객 220만 명을 넘긴 대장경축전은 ‘국보급 축제’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대성공을 거뒀다. 해인사 창건 1200년 역사 이래 이렇게 많은 인파가 이 곳을 찾은 것도 처음이라고 한다. 덕분에 일회성으로 끝날 축전이 2년 뒤 다시 열리게 되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11월 22일에는‘2011 한국PR대상 문화PR부문’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끈끈한 팀워크
이벤트마케팅 3팀은 올해 대장경축전을 준비하면서 ‘2012여수세계박람회’주제 공연인 해상쇼 수주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둬 또 한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전략 수립이나 디자인 개발 등 일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팀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대장경축전 역시 처음 시작할 때 다른 팀에 계신 프로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거둬 수주에 성공했고요. 저희 일이라는 게 여러 기능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조환준 프로)
워낙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출장이 잦다 보니 여섯 명이 한자리에 모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팀워크는 여느 팀 못지 않다. 프로젝트로 인해 장기 파견을 나가면 하루종일 같이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친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세 끼를 함께 먹고 같이 잠드는 프로젝트 파트너와는 이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가 되었다. 촬영 현장에서 “저희 셋말고도 이벤트마케팅 3팀의 숨어 있는 쟁쟁한 실력자들이 더 있는데 여수에 가 있다.”며 안타까워하는 세 프로들. 누군가를 감탄하게 만들고, 감동시키기 위해 이들은 지금도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