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ㅣ 편집부
제아무리 ‘황제’ 나폴레옹이라도 장이 불편하면 전투에 집중할 수 없다. “황제 폐하, 세계를 정복하기 전에 장부터…”라는 대사처럼 재미있는 광고 컨셉트와 가수 김장훈의 코믹 연기로 빛난 푸르밀 비피더스 광고의 제작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광고 기획 당시 가장 중점을 둔 사안은 무엇이었나?
표문송 팀장 ː 가격적인 메리트를 넘어서 푸르밀 비피더스의 제품력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이번 광고의 포괄적인 목표였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소비자의 고려군에 비피더스를 올리는 것이었고, 다소 코믹하지만 메시지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산균 요구르트에 친숙한 소비자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다른 회사 제품과 차별화될 수 있는 푸르밀만의 특성을 강조하는 광고를 만들고자 했다.
‘비피더스’라는 제품명이 친숙한데?
이근혜 차장 ː 유산균 요구르트 제품을 아는 사람이라면 ‘비피더스’란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대체로 소비자는 유산균 종류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게 없더라도, 비피더스가 유명한 유산균이라는 사실 정도는 안다. 그런 만큼 제품명인 ‘비피더스’를 최대한 부각하고 드러냄으로써 ‘푸르밀 비피더스’를 대명사·일반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여기에 덧붙여 비피더스를 최고의 장 운동 효과를 지닌 유산균의 대명사로 인식시키는 것이 광고의 일차 포인트였다.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에 역점을 뒀을 것 같은데?
이형주 차장 ː 물론이다. 엇비슷한 제품들이 시중에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푸르밀 비피더스만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컨셉트와 이미지가 필요했다. ‘장에 좋은 유산균’ ‘유산균의 황제 비피더스’라는 제품의 특징이 강하게 기억에 남을 광고를 만들고자 했다.
김새별 대리 ː 황제를 생각했을 때 일반적으로 떠오를 수 있는 인물에서 나폴레옹, 네로, 진시황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친근하고 익숙한 인물이 누구일까를 심사숙고했다. 답은 바로 나왔다. ‘황제’ 나폴레옹. 실제로 나폴레옹은 장이 좋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의 초상화를 보면 하나같이 배를 움켜잡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한다.
나폴레옹에 대한 자료 조사는 어떻게 했나?
신태호 부장 ː 광고에 전투 장면을 삽입하기 위해 영화 <워터루(Waterloo)>를 비롯해 나폴레옹과 관련된 영화와 명화를 샅샅이 찾아서 봤다. 2, 3초 짧게 들어가는 전투 장면이지만 가장 완성도 높은 영화 자료를 쓰고 싶었다. 코믹 컨셉트의 광고이긴 하지만 현실감 있는 연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트나 소품 준비에도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이형주 차장 ː 자칫하면 어설픈 재연 프로그램처럼 보일까 싶어 모델의 의상이나 촬영 세트를 준비할 때도 고증에 신경을 썼다. 나폴레옹 시대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의상을 따로 만드는 것은 물론 망원경이나 액자 같은 소품 하나도 세심하게 준비했다.
표문송 팀장 ː 의상이 정말 멋지게 만들어져서 김장훈도 좋아했다. 캐릭터와 의상이 마음에 드는 데다가 본인 콘서트 때 그 의상을 입고 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싶다며 의상을 달라기에 기분 좋게 증정했다. 다음에 공연할 때 어떻게 연출하는지 가서 보려고 한다.
가수 김장훈을 모델로 발탁한 배경은 무엇인가?
이근혜 차장 ː 김장훈이 가지고 있는 좋은 이미지가 기업 이미지로 이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단, 착한 캐릭터의 틀에 갇혀 있는 김장훈의 광고 이미지에 확실한 변화를 주고 싶었다. 김장훈 본인도 그걸 원했고. 끼가 많고 슬랩스틱에 능한엔터테이너로서 그의 장기를 활용하려고 했다.
김새별 대리 ː 광고촬영 현장에서 김장훈이 보여준 연기와 열정은 실로 대단했다. “돌격~~” 하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서는 열성을 쏟는 바람에 나중에는 목소리가 안 나올 지경이었다. 나폴레옹과 액자 속 인물의 1인 2역을 하느라 의상이랑 분장 바꾸기가 번거로웠을 법한데, 힘들다는 내색 한 번을 안 했다. 김장훈의 파이팅에 현장에 있던 스태프가 되레 힘을 얻으며 촬영했다.
‘방귀’를 소재로 광고를 기획했을 때, 걱정은 없었나?
김태민 사원 ː 혹시 광고가 식사 시간대 방영됐을 때 시청자가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연출 자체가 코믹하고 밝기 때문에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광고적 표현이라 판단해서 밀고 나갔다. 광고주와 시청자 반응이 좋아서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촬영 당시 일어난 돌발 상황이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면?
신태호 부장 ː 광고 마지막 부분에 깃발 꽂는 장면이 있다. 장을 정복했다는 의미로 정상에 깃발을 꽂는 장면이라 모래로 산을 쌓았는데 찍다 보니 앵글이 맞지 않았다. 결국 앵글에 맞게 모래산을 통째로 옮겼다. 광고에서는 정말 찰나로 지나가는 장면인데, 고생은 그야말로 산처럼 했던 거 같다.
이형주 차장 ː 김장훈이 방귀를 뀌는 장면에서 방귀 때문에 망토가 날리는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따로 에어건을 설치했다. 덕분에 우리가 기획한 대로 방귀 장면이 연출되었다. 아이디어의 표현에 힘을 실어준 좋은 선택이었다.
‘세계를 정복하기 전에 장부터~’라는 멘트는 어떻게 탄생했나?
표문송 팀장 ː 유산균의 ‘황제’ 비피더스를 ‘황제 나폴레옹’과 연계했을 때 자연스럽게 ‘정복’이라는 이미지가 연상되었다. ‘숱한 전투에서 승리한 나폴레옹이 워터루 전쟁에서 패배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라고 생각했을 때, ‘장을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가 홍보하고자 하는 비피더스의 장점과 일치했다.
김태민 사원 ː 제아무리 대단한 나폴레옹일지라도 장이 편안하지 않으면 전투에 집중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황제 폐하, 세계를 정복하기 전에 장부터 정복하셔야죠’라는 멘트를 붙였다. 결과적으로 광고 콘셉트와 제품의 장점을 적절하게 묶어 전달한 멘트였던 것 같다.
푸르밀은 아직 소비자에게 낯선 브랜드다.
이근혜 차장 ː 비피더스 광고를 기획, 제작하면서 우리도 그 부분에 주목했다. 광고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는 것과 동시에 푸르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수식어를 덧붙이기보다 담백하게 ‘푸르밀 비피더스’라는 브랜드와 제품 이름을 내세운 것은 그런 이유였다.
비피더스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높아질수록 푸르밀의 브랜드 인지도도 향상되리라 기대한다. 좀더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브랜드를 관리해야겠지만, 대표적인 제품인 비피더스 대중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황제’ 광고를 시리즈물로 제작할 계획은 없나?
표문송 팀장 ː 같은 광고 컨셉트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논의해봐야 할 것이다. 이번 광고는 우리가 생각했던 푸르밀 비피더스의 차별화된 포지션을 세웠다는 점과 제품의 효능을 정확히 전달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본다. 앞으로도 시장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며 제품의 특징은 물론 브랜드의 인지도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